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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님 안녕] 좋은 기억이 감수성을 키운다 [돌 전후 - 책, 온몸으로 느끼기]  좋은 기억이 감수성을 키운다 “또? 또 읽으라고? 그래, 읽자.” 아이의 성화에 못 이겨 하루에도 수십 번씩이나 읽었던 책이 있습니다. 바로 《달님 안녕》(하야시 아키코 글, 그림/한림출판사)이지요. 아마 대충 어림잡아도 천 번 이상은 읽었을 거예요. 하루에 열 번씩 5개월 동안 봤다고 쳐도 1,500번이니까, 모르긴 몰라도 그 이상 본 게 틀림없어요.이 책에 대한 관심은 어느 날 갑자기 시작됐어요. 늘 방바닥에 놓여 있어도 본척만척했는데, 15개월쯤 된 어느 날 갑자기 이 책을 가져오더니 그 다음부터 손에서 놓질 않았죠.날이 어두워지면서 지붕 위로 달이 떠오르는 과정을 숨죽인 듯 지켜보다가, 구름에 달님 얼굴이 가릴 때면 안타까워 어쩔 줄을 모르다가, 구름이 걷히.. 2024. 2. 7.
먹을 것에 관심을 갖기 시작할 땐, 이런 그림책~ [돌 전후 - 책, 온몸으로 느끼기] 먹을 것에 관심을 갖기 시작할 때  갓난아기들은 뭐든지 입으로 갖고 가지요. 책도 입으로 맛을 보기도 하고요. 이 시기는 입의 욕구에 가장 충실할 때이니까요. 다행히 아이는 심하게 뭔가를 입에 집어넣고 빨거나 하진 않았어요. 대신 언제부턴가 아주 이상한 방식으로 입의 욕구를 채우곤 했어요.아이를 유모차에 태워서 밖에 데리고 나가면 아이는 공중에서 무언가를 따서 입에 넣고 먹는 시늉을 하곤 했어요. 그것도 아주 맛있게 말이에요.“뭘 그렇게 먹어?”하고 물어보면 아이는 시익 웃으면서 공중에서 무언가를 따는 시늉을 하고 제 입에도 넣어주곤 했어요. 아직 걷지도 못하는 아이가 말을 해줄 리도 없고, 아이가 뭘 그렇게 먹는지 정말 궁금했던 시절이었죠. 그러던 어느 날, 아이가.. 2024. 2. 6.
놀이처럼 즐겁게 익히는 생활 습관 [돌 전후 - 책, 온몸으로 느끼기]놀이처럼 즐겁게 익히는 생활 습관 아이에게 목욕은 재미있기도 하지만 괴롭기도 합니다. 그저 물장난으로 생각한다면 신나지만 자기가 씻기 싫어하는 곳까지도 꼭 씻어야 하고, 이때만은 자기 마음대로 되지 않기 때문이지요. 특히 머리를 감는 걸 싫어하지요. 비눗물이 눈에 조금이라도 들어가면 눈이 아프니까요. 그래서인지 아이들은 머리 감는 걸 다른 어떤 것보다 두려워합니다.《뽀글 목욕 놀이》는 ‘뽀뽀곰 아기 놀이책(기무라 유이치 글, 그림/웅진주니어)’ 시리즈 가운데 한 권입니다. 인사 놀이, 식사 놀이, 응가 놀이, 대답 놀이, 이 닦이 놀이……. ‘놀이’라고 하지만 사실은 아이들의 생활 습관과 관련된 내용을 담고 있어요. 기왕 배워야만 한다면 놀이처럼 즐겁게 배우자는 게 작.. 2024. 2. 5.
책, 온몸으로 느끼기 아이들은 정말 좋아하는 책을 만나면 그 책과 하나가 되어서 온몸으로 책을 느낀다! 책, 온몸으로 느끼기 아이가 책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건 기어 다니기 시작할 무렵이었어요. 아이는 방바닥에 있는 책은 어떤 것이든 관심을 보였어요. 그림책뿐만 아니라 엄마 아빠가 보는 책까지요. 저는 이때부터 아이에게 본격적으로 책을 읽어주기 시작했어요. 사실 책을 그전에 전혀 안 보여준 건 아니었어요. 초점 맞추기 그림책이랑 여러 종류의 아기 그림책을 보여줬죠. 하지만 괜히 이런 책을 보여주기 위해 애쓰는 것보다는 그냥 아이랑 눈을 맞추며 노는 게 더 좋다고 느꼈어요. 아이랑 수시로 까꿍 놀이를 하고, 아이를 꼭 껴안아 주고, 아이에게 노래를 불러주고, 함께 이야기하는 거죠. 책은 아주 가끔 읽어줬어요. 책에 있는 내용 .. 2024. 2. 4.
아이와 함께 책 읽는 기쁨을 누려요 제가 아이와 함께 한 책읽기의 경험을 많은 분들과 함께 공유하기 위해 쓴 책입니다. 2010년에 초판이 나왔지만, 아쉽게도 2024년 현재 절판된 상태입니다. 대신 이곳에 책 전부를 차례 차례 올려보려 합니다. [머리말] 아이와 함께 책 읽는 기쁨을 누려요 언젠가 한 유치원에 갔을 때였습니다. 유치원 벽면을 쭉 둘러 가며 아이들이 쓴 무언가가 붙어 있었어요. 무슨 내용일까 궁금해서 들여다보니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라는 질문에 대한 아이들의 답이었어요. 그런데 그 답이 저에겐 다소 충격을 안겼어요. “책을 안 읽으면 바보가 되기 때문에.” “공부를 못 하게 되니까.” 아이마다 조금씩 다르긴 했지만, 그 대답은 여기서 벗어나지 않았습니다. 단 한 명도요. 아직 학교에도 다니지 않는 아이들.. 2024. 2. 2.
알록달록 색깔에 관한 책 색깔의 의미와 역사를 찾아볼까? 1. ‘분명 빨강 노랑 초록인데, 왜 빨강 노랑 파랑이라고 할까?’ 제가 기억하는, 제 어린 시절의 고민은 바로 이것이었어요. 초등학교 1학년, 신호등 색깔을 배울 때였어요. 선생님은 신호등 색깔인 ‘빨강 노랑 파랑’은 꼭 기억해야 한다며 몇 번이고 강조하셨어요. 하지만 전 정말 고민스러웠어요. 제가 보기엔 신호등 색깔은 ‘빨강 노랑 파랑’이 아니라 ‘빨강 노랑 초록’이었기 때문이죠. 하지만 저는 워낙 소심한 성격이라 수업 시간에 손 한번 들지 못하는 학생이었어요. 결국 고민을 가슴 속에 꼭꼭 묻어둔 채 선생님이 알려주신 대로 ‘빨강 노랑 파랑’이라고만 외웠어요. 당시는 모든 학년이 달마다 시험을 보고 성적에 따라 상장을 받던 시절이었어요. 상장 왼쪽 윗부분에는 점수도 쓰.. 2024. 1.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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