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어린이책 관련/우리창작75 변신 쥐가 돌아왔다 변신에는 이유가 있다! 《변신 쥐가 돌아왔다》(최정금 글/김무연 그림/별숲/2012년) 1. 이야기의 시작-옛이야기 속 변신 쥐 손톱을 먹고 아무 데나 버리면 안 된다고 한다. 손톱을 먹은 쥐가 손톱 주인의 모습으로 변신하기 때문이란다. 손톱을 먹은 쥐가 사람으로 변신을 하다니! 말도 안 되는 이야기 같은데, 한 번 들으면 잘 잊히질 않는다. 나만 그런 건 아닌 게 분명하다. 주위 사람들에게 물어보면 어려서 옛이야기 한 편 못 들어봤다는 사람들도 대부분 이 이야기만큼은 알고 있다. 쥐가 내 모습으로 변신을 해, 진짜 나를 몰아낸다는 것이 생각만 해도 오싹했기 때문일까? 아님 쥐가 변신한 또 다른 나의 모습이 뭔가 나 자신에게 이야기를 걸고 있기 때문일까? 아무튼 강렬한 인상을 남긴 이야기이었던 건 틀림없.. 2018. 11. 19. 나이 도둑 나이 도둑(정해왕 글/파이 그림/해와나무/2018) 열세 살 소녀가 갑자기 폭삭 늙은 할머니로 변한다! 책이나 드라마나 영화에서 흔히 보던 타임슬립 혹은 타입워프, 타임리프, 타임루프 같은 걸 다룬 책인가 싶지만 이 책과 딱 맞아떨어지는 건 없다. 세상은 그대로인데 변한 건 소녀뿐이다. .. 2018. 11. 9. 연이동 원령전 어떻게 죄를 물을까? 《연이동 원령전》(김남중 글/오승민 그림/상상의힘/2012년) 1. 1980년대의 절망 요즘 영화판의 화제작 두 편이 있다. 하나는 강풀의 만화를 원작으로 한 ‘26년’이고, 또 하나는 고 김근태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남영동 1985’다. 1979년 12. 12. 쿠데타에 성공한 전두환은 1980년 대통령 자리에 올랐고, 그 해 5월 광주민주화항쟁을 피로 물들이고 공포 정치를 시작했다. 당시 남영동 대공분실은 민주화항쟁을 위해 투쟁하던 사람들을 모질게 고문하는 공포의 장소로 악명이 높았다. 영화 ‘남영동 1985’의 주인공 고 김근태는 이곳에서 희생된 많은 사람들의 상징일 뿐이었다. 1987년 민주화항쟁을 여는 계기가 됐던 고 박종철은 이곳에서 고문으로 죽음을 맞고 말았다. .. 2018. 10. 15. 검은 바다 강제 징용자들의 삶과 눈물《검은 바다》(문영숙 글/김세현 그림/문학동네/2010년) 1942년 2월 3일 아침, 악명 높은 바다 밑 탄광인 조세이 탄광이 무너져 내렸다. 시체조차 찾지 못하고 바다 밑에 묻힌 사람은 180여 명. 이 가운데 한국인은 133명. 대부분은 강제 징용된 사람들이었다. 일제 강점기 시절 일본이 우리나라 사람들을 강제 징용해 갔고, 이들이 열악한 환경 속에서 임금도 제대로 못 받았다는 것은 다 아는 사실이다. 하지만 딱 여기까지다. 강제 징용자들의 문제는 늘 머릿속에 관념으로만 존재할 뿐이었다. 사정이 이렇게 된 건 우리가 강제 징용자들의 삶과 눈물을 구체적으로 들여다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검은 바다》는 큰 의미가 있다. 이 책은 주인공 강재의 삶을 통해 이.. 2018. 10. 8. 조선의 마지막 군마 마지막 군마, 두만강을 건너 희망을 찾아가다 《조선의 마지막 군마》(김일광 글/내인생의책/2011년) 말은 제주도로 사람은 서울로!처음 이 말을 들었던 건 초등학교 시절이다. 그리고 어른이 될 때까지 단 한 번도 제주도 말고 다른 곳에 말을 키우는 목장이 있을 거라 생각해 본 적이 없다. 풍랑이 심한 제주도에서 말을 육지로 가져오기가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건 어른이 되고도 한참이 지난 뒤의 일이다. 하지만 그래도 ‘말’ 하면 제주도가 떠오를 뿐이었다.조선이 건국한 다음 해인 1393년 2월, 조선은 명이 요구한 말 9800여필을 요동까지 운반해서 납입했다고 한다. 9800여필이라니! 이 어마어마한 숫자의 말은 과연 어디에서 키운 걸까? 분명 제주도뿐 아니라 전국 곳곳에 말을 키우는 목장이 없다면 .. 2018. 10. 2. 비정규 씨, 출근하세요? 우리 시대의 슬픈 모습, 비정규직 《비정규 씨, 출근하세요?》 (더 나은 세상을 꿈꾸는 어린이책 작가 모임 지음/사계절/2012년) 지금 살고 있는 아파트단지에 이사 온 지 만 9년이다. 그동안 아파트 풍경은 많이 바뀌었다. 20년이 다 된 낡은 아파트지만 최첨단 경비 시스템으로 바뀌는 중이다. 아파트 입구에는 중앙통제실이 생겨서 들어오는 차들을 감시한다. 주민 차량 외에는 중앙통제실의 허락을 받아야 차단기를 통과할 수 있다. 각 동에 있던 경비 아저씨들과는 친해질 기회가 점점 적어지고 있다. 오랫동안 서로 인사하고 지내며 도움을 받던 경비 아저씨들은 하나 둘 사라졌다. 조금 친해질 만하면 경비 아저씨들이 바뀐다. 그나마 이렇게 된 건 아파트 주민들이 한바탕 들고 일어난 덕분이다. 경비 아저씨들을 다 없.. 2018. 9. 24. 어떤 아이가 낯섦, 불편함, 그리고 진실 《어떤 아이가》(송미경 글/서영아 그림/시공주니어/2013년) 1. 낯설고 불편한, 하지만 신선한 참으로 낯설고 불편한 이야기들이다.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은 낯설고, 그 속에 담긴 내용 또한 불편하기 짝이 없다. 괘씸하다면 괘씸하다고 할 만한 이야기들이다. 그런데 그렇다고 내칠 수도 없다. 가슴을 콕콕 찌르는 뭔가가 있다. 현실과는 동떨어진 아주 낯설고 이상한 이야기, 하지만 읽다보면 결국 우리 현실 속 이야기임을 깨닫게 한다. 많은 책들이 우리 현실을 이야기하지만, 이처럼 낯선 방식으로 현실을 이야기하는 경우는 없었다. 어쩌면 익숙하게 느껴질 만한 우리의 현실이건만 이야기하는 방식이 낯선 탓에 신선하게 다가온다. 그리고 이 낯설고 신선한 이야기 속에는 우리의 폐부를 찌르는.. 2018. 9. 10. 시간 가게 시간의 의미를 묻다 《시간 가게》(이나영 글/문학동네/2013년) 1. 시간을 얻을 수 있다는 달콤한 유혹 시간을 다스리는 일은 현대인에게 가장 중요한 일 가운데 하나다. 시간은 최대한 아껴 쓰고 쪼개 써야 한다. 방학 때마다 세우곤 했던 생활계획표는 어쩌면 시간을 다스려야 한다는 강박증이 낳은 것인지도 모른다. 생활계획표를 얼마만큼 잘 짰는지의 여부는 하루 24시간을 얼마만큼 아끼고 쪼개어 조직화해냈는가에 달려 있었다. 규칙적인 생활은 그저 명목에 그칠 때가 많았다. 하루 24시간 속에 생활 모두를 쪼개어 틀에 가두어 놓고, 이를 지키지 못할 때는 양심의 가책을 느껴야만 했다. 물론 이런 모든 것들이 나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 스스로 선택한 것이라면 별로 문제될 게 없다. 문제는 나 자신의 .. 2018. 8. 15. 나도 예민할 거야 아이다움의 미덕을 보여주다 《나도 예민할 거야》(유은실 글/김유대 그림/사계절/2013년) 1. 뭐든지 잘 먹는 사랑스런 아이, 정이 ‘꼬붕아 미안해. 너는 정말 맛있구나.’ 나는 슬프다. 맛있어서 슬프다. 풋. 『나도 예민할 거야』의 마지막 장면을 읽는데, 저절로 웃음이 새어 나왔다. 시골에서 아빠가 기르던 닭 꼬붕이를 먹는 정이의 모습이다. 처음엔 꼬붕이를 먹는 아빠랑 할머니가 야만인처럼, 마녀처럼 보였던 정이였다. 그런데 닭 다리를 입에 넣자 너무 맛있어서 멈출 수가 없다. 닭 다리를 다 먹고 국물에 찰밥까지 말아먹고 말았다. 자신이 먹은 게 꼬붕이라는 사실은 슬프고, 입에서 느끼는 꼬붕이는 정말 맛있었다. 결국 정이는 울면서 맛있게 먹는다. 뭐든지 잘 먹지만 마음만은 순수한 초등학교 1학년 아이의.. 2018. 7. 30. 삼백이의 칠일장 1, 2 죽어서야 듣게 된 삼백이의 특별한 이야기《삼백이의 칠일장 1, 2》(천효정 글/최미란 그림/문학동네/2014년) '아라비안나이트'로 더 유명한 『천일야화』에서 세헤라자데는 왕에게 이야기를 들려준 덕에 목숨을 구한다. 이야기의 힘 덕분이다. 왕은 왕비의 간음을 목격한 뒤 심한 배신감으로 날마다 새로운 처녀와 동침하고 죽이기를 반복했다. 그리고 대신의 딸인 세헤라자데가 왕의 침실에 들어간다. 세헤라자데는 왕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먼저 들어 달라 부탁을 하고, 세헤라자데의 이야기에 빠진 왕은 다음 이야기를 기다리게 됐다. 그렇게 천일 밤이 지난 뒤 왕은 마음이 완전히 누그러졌고, 결국 세헤라자데를 왕비로 맞아들여 훌륭한 왕이 된다.이 책의 주인공 삼백이는 세헤라자데와는 반대다. 세.. 2018. 7. 2. 그림자 도둑 그림자는 누가 훔쳐 갔을까? 《그림자 도둑》(임제다 글/배현정 그림/웅진주니어/2014년) 그림자가 사라지다! 아이들의 그림자가 사라지기 시작한다. 상아를 시작으로, 모범생에 학교에서 인기도 많은 아이들의 그림자가 차례로 사라지기 시작한다. 인터넷을 통해 소문이 퍼지자 사람들은 그림자 없는 아이를 보러 학교로 구경을 오기도 했다. 결국 그림자가 사라진 아이들은 아이들의 놀림과 호기심 어린 사람들의 시선 때문에 학교에 나오지 않게 되었다. 아이들의 그림자가 사라진 까닭은 무엇일까? 『그림자를 판 페터 슐레밀』(아델베르트 폰 샤미소 글/아롬주니어)에서 페터 슐레밀은 황금이 무한정 나오는 주머니를 받고 자신의 그림자를 악마에게 팔아버린다. 하지만 이 책에 나오는 아이들은 페터 슐레밀처럼 자신의 그림자를 누군가.. 2018. 6. 10. 위안부 할머니 꽃할머니 - <나는 수요일의 소녀입니다>, <모래시계가 된 위안부 할머니> 위안부할머니 꽃할머니 『나는 수요일의 소녀입니다』(안미란 글/이경하 그림/개암나무) 『모래시계가 된 위안부 할머니』(이규희 글/네버엔딩스토리) 풀리지 않은 매듭 매주 수요일 낮 12시, 일본대사관 앞에는 노란 옷을 입은 할머니들과 할머니들을 응원하러 온 사람들이 모인다. 위.. 2018. 3. 28. 이전 1 ··· 3 4 5 6 7 다음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