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어린이책 관련/우리창작75 셋 둘 하나 아이와 청소년 사이, 열세 살의 경계인 《셋 둘 하나》(최나미 글/정문주 그림/사계절/2007년) 최나미. 어린이책 작가들 속에서 최나미의 존재는 특별함으로 다가온다. 지금까지 다양한 소재의 작품을 발표했지만 그 속의 인물은 언제나 같다. 열세 살. 아이와 청소년 사이의 경계에 서 있는 초등 6학년이다. 흔히 많은 작가들이 열세 살 아이를 주인공으로 작품을 쓰긴 하지만 최나미처럼 열세 살에만 집중해서 글을 쓰는 경우는 드물다. 그의 첫 작품인 『바람이 울다 잠든 숲』(청년사/2004)이 그랬고 이어서 나온 『진휘 바이러스』(우리교육/2005), 『엄마의 마흔 번째 생일』(청년사/2005), 『걱정쟁이 열세 살』(사계절/2006), 그리고 『셋 둘 하나』(사계절/2007)에 이르기까지 주인공은 모두 열세 .. 2020. 9. 19. 일주일 짝꿍 3-165 '일주일 짝꿍'말고 '진짜 짝꿍' 《일주일 짝꿍 3-165》(김나연 글/오정택 그림/웅진주니어/2008년) 어린이 책에서 친구는 영원한 화두다. 친구란 그만큼 어린이들의 삶에서 중요하고,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하지만 친구를 주제로 한 책은 자칫 식상해지기 쉽다. 누구나 다 한 번쯤은 친구 때문에 고민을 하기 마련이지만, 좋은 작품을 만나기란 쉽지 않다. 고만고만한 고민과 사건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통속적으로 빠져버리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 보니 ‘나도 이런 경험이 있었어!’ 정도의 감정이입은 되지만 더 이상 나가지는 못한다. 이 책도 친구에 대한 내용이다. 친구를 얻고 싶어 하는 건 장난감 대여점의 장난감들이다. 장난감 대여점의 장난감 신세는 뻔하다. 누군가 대여해 가면 일주일간 그 아이와.. 2020. 8. 19. 꽃신 세상에 나간 아이들 《꽃신》(김소연 글/김동성 그림/파랑새/2008년) 흔히 옛이야기에서 주인공들은 길을 떠나는 것으로 세상에 나온다. 그들은 세상에 나가기 전에 특별히 뭔가 결심을 하고, 준비하지는 않는다. 마치 길을 떠날 때가 됐기 때문인 듯 때가 되면 길을 나설 뿐이다. 그 길에는 수많은 모험이 기다리고 있고, 그들은 그 속에서 성장한다.이 책의 주인공들도 길을 떠난다. 하지만 옛이야기 주인공들이 길을 떠나는 모습과는 사뭇 다르다. 이들은 더 이상 그곳에 머무를 수 없는 상황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길을 떠난다. 떠나기 전까지 그들의 가슴엔 많은 갈등과 번민이 오고간다. 그래서 그들이 떠나는 모습은 처연해 보이기까지 한다.이 책에는 「꽃신」,「방물고리」,「다홍치마」, 이렇게 세 편의 작품이 실려.. 2020. 7. 19. 길고양이 방석 미래 때문에 현재가 피곤한 아이들에게 길고양이 방석(박효미 글/오승민 그림/사계절/절판) 두 남매가 있다.상이란 상은 늘 싹쓸이 하면서 일등만 하는, 특목고반 학원에 다니는 누나 지은이. 구루병 때문에 늘 앉아서 방석만 끌고 다니는 동생 지명이. 지은이는 외고에 들어가기 위해서 엄마가 정해놓은 대로 학원에 가고 학습지를 풀고 영어 테이프를 들으면서 하루하루를 지낸다. 엄마가 시키면 시키는 대로 미래를 위해 온갖 공부를 흔적으로 남기면서 사는 것이다. 하지만 지명이는 다르다. 오늘 하루하루를 행복하게 사는데 중심이 맞춰있다. 지은이한테는 절대 허락될 수 없는 일도 지명이에게는 가능하다. 집에서 친구들과 노느라고 온 집안을 다 어지럽혀 놓는 것도, 쉬고 싶을 때 맘껏 쉬는 것도 가능하다. 아프면 아프.. 2020. 6. 18. 가오리가 된 민희 신선하거나 상투적이거나《가오리가 된 민희》(이민혜 글/유승재 그림/문학동네/2009년) 어? 시작이 심상치 않다. 뭔가 아주 단호하면서도 상대방을 자기 이야기로 끌어들이는 문체도 그렇지만, 이야기 시작부터 주인공에 대한 정보를 그대로 보여주면서 독자가 주인공에게 몰입하게 하는 구성 또한 압권이다. 첫 문장을 읽으면 그대로 끝까지 읽어보고 싶어진다.‘내 이름은 김, 민, 희. 그것에 의문을 가진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지금까지는 말이다. 물론 가끔은, 정말 아주 가끔은 의심해 볼 기회가 있었으면 싶기도 하다.’이야기는 이렇게 시작한다. 자기 존재에 대한 의심. 소공자나 소공녀까지는 아니라도 현실이 만족스럽지 않은 아이들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의심할 수 있는 자기의 뿌리에 대한 의심이다. 민희를 힘.. 2020. 5. 1. 나는 뻐꾸기다 뻐꾸기 아이, 기러기 아빠《나는 뻐꾸기다》(김혜연 글/장연주 그림/비룡소/2009년) 뻐꾸기.남의 둥지에 알을 낳아 맡아 기르게 하는 새다.열한 살 동재는 뻐꾸기다. 여섯 살 때 엄마가 외삼촌 집에 맡기고 가서 오 년째 소식이 없다. 아빠에 대한 기억은 없다. 이삿짐 차만 보면 혹시나 자신만 남겨두고 이사라도 가지 않을까 불안해진다. 처음엔 자신이 뻐꾸기라는 생각을 못 했지만 동재의 사정을 들은 앞집 아저씨가 ‘뻐꾸기구로구나’ 하고 말하는 순간부터 자신을 뻐꾸기라 여기게 됐다. 뻐꾸기 새끼는 자라서 독립할 때까지 남의 집 신세를 면치 못하니까 말이다.기러기.부부 금슬을 상징하는 새다. 기러기 아빠라는 말이 언제부터 어떻게 생겼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부부가 헤어져 살면서 한쪽을 그리워하며 살아가는 상황.. 2020. 4. 1. 소나기밥 공주 공주, 그 역설의 미학 《소나기밥 공주》(이은정 글/정문주 그림/창비/2009년) 공주는 모든 여자 아이들이 한 번쯤 꿈꾸는 모습이다. 화려한 궁전에서 살고, 갖고 싶은 건 모든 걸 갖고 있고, 하고 싶은 건 뭐든지 할 수 있는, 말하자면 공주는 모든 면에서 완벽한 존재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여기 나오는 공주는 다르다. 소나기밥 공주. 제대로 먹을 수 있는 밥이라고는 학교에서 먹는 급식이 유일하다. 때문에 급식 때면 다른 아이들보다 훨씬 많은 양의 밥을 엄청 빠른 속도로 먹어치운다. 그 모습을 본 선생님이 소나기밥을 먹는다고 말했고, 그때부터 공주는 소나기밥 공주가 되었다. 이게 다 아빠가 집에 안 들어오면서부터 생긴 일이다. 아빠는 공주의 유일한 가족이다. 엄마가 집을 나간 뒤 아빠가 재활원에 .. 2020. 3. 7. 살아있었니 불안한 현실, 우리의 자화상 《살아 있었니》(김남중 글/조승연 그림/낮은산/2009년) 살아 있었니? 이 말에는 참 여러 가지 감정이 뒤섞여 있다. 아직까지 살아있는 것에 대한 반가움, 이렇게 살아 있는 동안 얼마나 힘들었을 지에 대한 안타까움, 앞으로 살아가는 데 어려움은 없을지에 대한 염려. 현재를 중심으로 과거와 미래에 대한 감정까지도 말이다. 이 책에는 모두 여섯 편의 단편이 실려 있다. 표제작인 「살아 있었니」도 그 가운데 한 편이다. 는 2058년 서울을 배경으로 하는 미래 소설이다. 대부분의 미래 소설이 그렇듯이 2058년 우리의 모습은 절망적이다.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2058년 3월 1일 대한방송 뉴스입니다. 오늘 기온은 서울 31도, 평양 29도를 기록하여 어제보다 조금 선선한.. 2020. 1. 14. 선영이, 그리고 인철이의 경우 같은 처지, 하지만 다른 경우 《선영이, 그리고 인철이의 경우》 (김소연 글/손명숙 그림/사계절/2009년) 언제부턴가 부모의 이혼으로 혼란에 빠진 아이들의 이야기가 어린이책의 단골 소재로 등장한다. 그만큼 이혼이 아이들의 현실 문제가 된 것이다. 그런데 가만 보면 아이들 앞에 던져진 부모의 이혼이란 현실은 가족의 해체라는 점에서는 같아 보여도, 아이들마다 처해있던 경우의 수는 다 다르다. 선영이와 인철이도 그렇다. 두 아이 모두 부모가 이혼을 했다. 물론 이 문제가 자신한테만 벌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걸 안다. 하지만 이로 인한 고민을 다른 누군가에게 털어놓음으로써 부모가 이혼했다는 걸 알리고 싶지는 않다. 그래서 아주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굳이 부모가 이혼을 했다는 사실을 다른 사람들에게 알리지 않는.. 2020. 1. 2. <살아난다면 살아난다>(우리교육) 삶으로 거듭난 죽음에 관한 이야기 《살아난다면 살아난다》 (최은영 글/최정인 그림/우리교육/2009년) 이 책은 죽음에 관한 책이다. 하지만 동시에 삶에 관한 책이기도 하다. 게다가 재혼 가정, 한부모 가정 등 순탄치만은 않은 여러 복잡한 이야기들이 뒤섞여 있다. 내용만 따지자면 무겁.. 2019. 12. 11. 단비야, 조선을 적셔라 단비야, 조선을 적셔라 조경숙, 이지수 글/원유미 그림/청어람주니어/2019. 11./11,000원 학창 시절 세종의 업적 중 하나로 외웠던 것이 ‘측우기의 발명’이었다. 그리고 어른이 된 뒤 새로운 정보가 더해졌다. 측우기가 세종 대에 만들어지긴 했지만 장영실의 발명품이라는 것이었다. 하지.. 2019. 11. 25. 도둑님 발자국 도둑맞은 건 무엇일까? 《도둑님 발자국》(황선미 글/최정인 그림/베틀.북/2009년) “엄마, 이 책 봤어?” “아니.” “그럼 내가 이 책 추천할게.” 4학년 아이가 학교에 갔다 오자마자 이 책을 꺼내면 말했다. “그래? 그럼 오늘 밤에 엄마도 볼게.” 이 책은 이렇게 읽게 됐다. 책을 사다 .. 2019. 11. 8. 이전 1 2 3 4 5 6 7 다음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