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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이야기 책74

여우 구슬 여우 구슬, 그 신비한 능력 - '여우구슬' 이야기 - 한 남자아이가 여자의 구슬을 뺏어 삼키고 땅의 이치에 도통하게 된다. 여우 구슬 이야기를 한 문장으로 정리하자면 이렇게 말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야기를 듣다 보면 두 남녀가 입으로 구슬을 주고받는 장면이 너무 강렬해서 이 장면이 우선 떠오르곤 한다. 그러니 이 장면에만 빠지지 않으려면 정신을 버쩍 차려야 한다. 이야기를 보며 드는 궁금증들이 하나씩 따라오니 이 궁금증을 해결해야 한다. 1. 아이는 왜 몸이 안 좋아졌을까? 남자아이가 서당에 오고 가는 길에서 처녀를 만났다. 처녀는 입 안에 구슬을 가지고 있었는데, 아이 입속에 그 구슬을 넣어주고 받곤 했다. 이런 일이 여러 날 계속되자 아이는 혈색이 파리해지고 몸이 안 좋아졌다. 결국 서당 선.. 2023. 7. 4.
버들도령 버들도령 혹은 이란 제목으로 전하고 있는 옛날이야기 속 인물이다. 연이는 계모의 심부름으로 동지섣달 추운 날에 상추(혹은 딸기 등)를 따러 산을 헤매다 우연히 버들도령이 살고 있는 바윗속 세상에 가게 된다. 버들도령은 연이에게 상추를 주고 다시 필요할 때엔 문 앞에 와서 "반반 버들도령아, 연이 왔다. 문 열어라." 하고 부르라고 했다. 계모는 연이가 추운 겨울에 상추를 따온 것을 이상하게 여기고 연이 뒤를 밟아 연이가 버들도령 집에 들어가는 것을 확인한다. 그 뒤 계모는 연이 몰래 버들도령 집을 찾아가 버들도령을 죽이고, 연이에게 다시 상추를 따오라고 한다. 죽은 버들도령을 발견한 연이는, 그곳에 있던 살살이꽃, 피살이꽃, 숨살이꽃을 가져와 버들도령을 살려낸다. 버들도령이 사는 곳에 살살이꽃, 피살이꽃.. 2023. 6. 12.
단명아 / 삼 정승 딸과 결혼해 단명을 면한 아이 아이가 제 명대로 잘 살아가게 하려면 단명아 이야기, 삼 정승 딸과 결혼해 단명을 면한 아이 1. 우리 아이가 제 명대로 살게 해주시오! 늦도록 자식이 없다가 아주아주 귀한 아들을 얻었다. 그 귀한 아들을 어떻게 키웠을지는 상상이 간다. ‘쥐면 꺼질까 불면 날아갈까’ 하는 마음으로 키웠을 것이다. 행여나 그 귀한 아들에게 나쁜 일이 생기지 않도록 조심하고, 불편한 일이 없도록 살피면서 말이다. 그런데 어느 날 중이 와서 그 아들을 보고 쭛쯧 혀를 찬다. 단명할 팔자라면서. 부모는 화들짝 놀랄 수밖에 없다. 그 말이 진짜인지 아닌지를 따질 정신 따윈 사라지고 만다. 무작정 그 사람을 붙들고 묻는다. “아이가 단명할 팔자를 면할 방법을 알려주십시오.” 중은 말한다. “아이를 집에서 내보내시오.” 부모에게는 .. 2023. 6. 5.
아버지 잡아먹은 호랑이 잡은 아들 아이는 왜 그렇게 아버지 원수를 갚으려 했을까? 금강산 호랑이 잡은 아들, 지리산 포수의 아들, 아버지 잡아먹은 호랑이 잡은 아들 이야기 1. 아버지의 존재에 대한 각성 “얘비 없는 놈, 얘비 없는 놈.” 친구들의 놀림에 지금껏 어머니와 잘 살던 아이는 의문이 생긴다. “어머니, 나는 왜 아버지가 없습니까?” 아이는 묻는다. 어머니는 아버지가 호랑이한테 잡아먹혔다고 말해준다. 그러자 아이는 아버지 원수를 갚는다며 총쏘기(활쏘기) 연습에만 매진한다. 이런 아이를 바라보는 어머니의 마음은 갈기갈기 찢겨 나가는 것 같을 것이다. 아이가 호랑이를 잡으러 나선다면, 이 아이 역시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는 노릇이기 때문이다. 어쩌면 어머니는 ‘얘비 없는 놈’이라며 아이를 놀린 친구들이 원망스러울지도 모른다. 하지만.. 2023. 5. 10.
호랑이 뱃속 구경 호랑이 뱃속이 어떻게 생겼냐 하면…… - ‘호랑이 뱃속 구경’, ‘호랑이 뱃속 잔치’ - 1. 호랑이에게 꿀꺽 삼켜져 호랑이 뱃속에 들어가게 되는 이야기다. 이 이야기는 크게 두 가지 유형으로 나눠볼 수 있다. 어떤 사람이 호랑이에게 통째로 삼켜졌는데, 배가 고파지자, 가지고 있던 칼로 호랑이 뱃속에 있는 간이며 쓸개를 잘라 먹었다. 호랑이는 아파서 펄쩍펄쩍 뛰다 죽고 그 사람은 호랑이 배를 가르고 빠져나왔다. 어떤 사람이 호랑이에게 통째로 삼켜졌다. 삼켜질 때 호랑이 목에 올가미를 걸거나 혹은 삼켜진 뒤 똥구멍 사이로 꼬리를 끌고 들어오거나 한다. 그 사람은 꼬리(올가미, 끈 등)를 손에 꼭 쥐고 있다가 호랑이 똥구멍 혹은 입을 통해 탈출한다. 그 결과 호랑이는 뒤집어진다. 두 유형 이외에 뱃속이 뜨거.. 2023. 4. 11.
까치와 호랑이와 토끼 속는 자, 속이는 자, 진실을 말하는 자 까치와 호랑이와 토끼 - 까치와 호랑이 호랑이가 까치한테 알(새끼)을 하나 달라고 한다. 만약 안 주면 올라가서 너까지 잡아먹겠다고 협박하면서. 까치는 어쩔 수 없이 호랑이에게 알을 준다. 하지만 호랑이는 오고 또 오고, 그때마다 까치는 알을 내주고 만다. 결국 알이 하나밖에 남지 않자 까치는 울음을 터뜨린다. 이야기에서 까치는 호랑이가 나무에 올라온다는 사실을 모른다. 호랑이는 이 사실을 이용해 까치를 속여 알을 빼앗아 먹는다. 호랑이가 자신을 속인다는 것을 모르는 까치는 호랑이에게 그대로 당하며 화를 자초한다. 이 어이없는 상황에서 까치를 탓할 수는 없다. 진실을 모르는 상황에선 누구나 속을 수밖에 없고, 설사 진실을 안다 해도 마치 무언가에 홀린 듯 속아 넘.. 2023. 3. 22.
'특재있는 형제' 또는 '재주 많은 여섯 형제' 네 안의 재주를 꺼내 봐 1. 특별한 재주를 가진 형제들 이야기 아주아주 특별한 재주를 가지고 있는 형제가 있었다. 이야기마다 형제의 수는 다르게 나온다. 8형제, 6형제, 혹은 4형제, 3형제라고도 한다. 하지만 어느 이야기나 공통점이 있다. 저마다 다 다른 특별한 재주를 가지고 있었고, 생긴 모습도 똑같아서 사람들이 누가 누군지 구별하지 못한다. 그렇다고 쌍둥이냐하면 그렇지는 않은 것 같다. 쌍둥이 형제라는 말은 그 어떤 이야기에도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그 형제는 위기가 닥치면 그때그때마다 상황에 맞는 재주를 가진 형제가 나서며 문제를 해결한다. 그럼 형제들의 재주를 한번 살펴보자. 형제들이 각각 어떤 재주를 가졌는지를 알려면 이들의 이름만 알면 된다. 옛날에 어떤 곳에 만리보기천리보기, 진둥만둥,.. 2023. 2. 28.
[옛이야기 그림책] 장갑 겨울이면 생각나는 옛이야기 그림책, 장갑   겨울이면 생각나는 옛이야기, 우크라이나 옛이야기 ‘장갑’입니다.이야기는 아주 간단합니다. 할아버지가 숲에서 장갑 한 짝을 떨어뜨리고 갑니다. 그리고 그 장갑에 동물들이 하나씩 모여듭니다.처음에 들쥐가 장갑을 보고 그곳에서 살기로 하죠.이어서 개구리가 오고, 토끼가 오고, 여우가 오고, 늑대가 오고, 멧돼지가 오고, 곰이 옵니다. 장갑은 이들 일곱 동물이 모두 모여 사는 집이 되었지요.하지만 그때 할아버지는 장갑을 잃어버린 것을 알게 되고 장갑을 찾으러 옵니다. 그리고 사냥개가 짖는 소리에 놀란 동물들은 깜짝 놀라 뿔뿔이 달아납니다. 아이들은 이 이야기를 정말 좋아합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크고 작은 동물들이 등장하고. 재밌는 의성어와 의태어가 주는 맛도 있습니.. 2023. 1. 13.
연이와 버들도령 다른 계모 이야기와는 다르다 - 연이와 버들도령, 연이와 버들잎 소년, 연이와 반반버들 - 1. 다른 계모 이야기와 다른 점은…… ‘연이와 버들도령’이란 제목으로 널리 알려진 이 이야기는 대표적인 계모 이야기 가운데 하나다. 하지만 보면 볼수록 다른 계모 이야기들과는 조금 다르다는 느낌이 들었다. 계모가 연이를 괴롭힌다는 점에서는 다른 이야기들과 비슷하지만, 계모가 버들도령을 죽이고 버들도령이 살던 곳을 불 지르는 것은 계모 이야기의 일반적인 유형이라 보기엔 아무래도 좀 낯설었다. 계모가 연이를 죽도록 미워했다면 의 왕비가 백설공주를 죽이려 했던 것처럼 연이를 죽이려 하는 것이 더 자연스러울 것 같았기 때문이다. 이야기를 보면 볼수록 이 이야기 속에는 일반적인 계모 이야기가 아닌 다른 의미가 담겨 있는 .. 2022. 12. 20.
이야기 주머니 이야기는 왜 사가 됐을까?- 이야기 주머니, 이야기 봉지 -                                1. 갑갑함이 머리끝까지 차오르면…… 코로나 사태가 길어지면서 집안에만 있는 시간이 점점 길어지고 있다. 원래 집 안에 있는 걸 좋아하는 나로서도 이 시간이 점점 갑갑해진다. (2021년 2월의 상황이다.) 내 선택이 아니라 어쩔 수 없는 상황인데다, 집 안에 있는 시간이 예전보다 훨씬 길어지기도 했고,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할 기회도 줄었기 때문이다. 처음에 코로나 블루란 말을 들었을 땐 ‘뭐 이 정도 가지고’ 했던 것이 어느샌가 나도 고개를 끄덕이고 있다. 코로나 레드, 코로나 블랙이라는 말도 공감이 가는 요즘이다.그래서일까? 지금까지는 한 번도 이야기 입장에서 생각해 보지 않았는데, 갑.. 2022. 12. 7.
'오누이 힘내기' 혹은 '전강동과 그 누이' '힘' , 나를 강하게 하거나 망가지게 하거나 ‘오누이 힘내기’ 혹은 ‘전강동과 그 누이’   1. “더 힘이 세지고 싶어!”딸아이는 가끔 이렇게 말한다. 나는 스무 살도 넘은 아이가 이렇게 말하는 게 좀 뜬금없기도 하고, 재밌기도 했다. 그러다 궁금해 물었다. “왜?”아이의 대답은 단순했다.“좋잖아!”뭐가 좋은지 묻지는 않았지만 알 것 같았다. 아이가 말하는 ‘힘’이라는 것은 여러 가지 의미를 포함하고 있었다. 진짜 ‘힘’을 뜻하기도 했지만, 뭐든지 잘하고 싶다는 뜻이기도 했다. 2. 흔하지는 않지만, 옛이야기에도 힘이 센 여자 이야기가 있다. ‘힘센 전강동과 누이’, ‘오누이 힘내기’에 나오는 누이다.  힘이 세면 무조건 좋을 것 같지만 안타깝게도 ‘오누이 힘내기’에 나오는 누이는 그렇지 못했다. 그.. 2022. 12. 5.
반쪽이 콤플렉스는 나의 힘! '반쪽이' 이야기 1. 나는 콤플렉스가 많은 사람이다. 언제부터인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기억하는 ‘나’는 늘 콤플렉스 투성이었다. 그래서일까? 나는 콤플렉스라는 건 모르는 듯, 언제나 자신만만한 사람들을 부러워하곤 했다. 2. 반쪽이를 처음 만났을 때, 나는 이야기가 무척이나 불편했다. 눈도 하나, 코도 하나, 다리도 하나… 밖에 없다는 표현 때문이었다. ‘아기 장수 우투리’처럼 몸의 아랫부분이 없는 아이는 상상이 갔지만 세로로 반쪽밖에 없는 아이는 상상하기 어려웠다. 자꾸자꾸 반쪽이가 한 발로 폴짝폴짝 뛰어가는 모습이 떠올랐고, 원래 하나뿐인 입은 어찌 생겼을까 궁금해서 이야기의 흐름에 집중하기 어려웠다. 특히나 호랑이를 물리치는 장면은 상상하기 힘들었다. 사방에서 몰려드는 호랑이.. 2022. 12.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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