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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이야기 책74

꽁지 닷 발 주둥이 닷 발 꽁지 닷 발 주둥이 닷 발 1. 나뭇가지에 걸린 붉은 어머니 아들이 집에 돌아오자 집 앞 나뭇가지에 붉은 것이 걸쳐 있었다. 찢겨 죽은 어머니의 거죽이었다. 사건은 이렇게 시작한다. 끔찍한 사건의 현장이다. 다행히 마을 사람들의 증언으로 범인은 금방 밝혀진다. 꽁지 닷 발 주둥이 닷 발인 새! 아들은 어머니 복수를 하러 집을 나선다. 2. 범인이 있는 곳을 찾아라! 아들은 어머니를 죽인 범인이 꽁지 닷 발 주둥이 닷 발이라는 것은 알았지만, 어디에 사는지는 알지 못한다. 하지만 아들은 무작정 길을 떠난다. 만나는 사람마다 꽁지 닷 발 주둥이 닷 발 되는 새가 사는 곳을 아는지 묻는다. 많은 옛이야기에서 그렇듯 이들은 쉽게 답해주지 않는다. 저마다 특별한 일을 수행할 것을 요구하고, 아들이 그 일을 마쳤을.. 2022. 12. 3.
손 없는 색시 여성이 여성을 구원하리라 - 옛이야기 '손 없는 색시'가 말하는 것 - 는 계모가 나오는 이야기 가운데 아주 특이한 경우에 해당한다. 이나 처럼 딸을 음해해 죽이어거나 전처의 딸을 구박하는 이야기가 많지만 이처럼 손을 잘라내고 내쫓는 경우는 유일하다. 도대체 새어머니는 왜 전처 딸의 손목을 잘랐을까? 《한국구전설화》(평민사)에 실린 두 편의 이야기에서는 그 이유를 짐작할 수 있는 사연이 없다. 하지만 《한국구비문학대계》의 를 보면 딸이 5살 때 재혼을 했고, 사건이 일어나는 건 15살 때라고 나온다. 나 에서도 나이는 나오지 않지만 ‘과년한 처녀’ 혹은 ‘시집갈 나이가 되었다’는 말이 나오는 것으로 봐서 비슷한 시기라 할 수 있다. 제주도 채록본 과 에서도 17세쯤이라 했다. 《한국구전설화》에서는 나이대.. 2022. 12. 2.
‘신돌이, 선돌이, 부돌이’, ‘세 글동무’, ‘세 학우’, ‘세 친구’ 이야기 나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을까? ‘신돌이, 선돌이, 부돌이’, ‘세 글동무’, ‘세 학우’, ‘세 친구’ 이야기 1. 소원? “네 소원은 뭐니?” 어린 시절, 누구나 한 번쯤은 이런 질문을 받는다. 하지만 자라서 이 질문에 답했던 그대로 되는 사람은 별로 없다. 아주 뚜렷한 소원을 갖고 있고, 또 그 소원을 이루기 위해 열심히 노력한 경우는 자기가 원했던 소원을 이룰 수도 있지만 그런 경우는 흔치 않다. 무엇보다 질문을 받았을 때 한 가지 또렷한 소원만 갖고 있는 경우는 드물다. 어린 시절엔 이런저런 가능성에 대해 꿈을 꿀 수 있고, 질문을 받았을 땐 그 가운데, 그 순간 좀 더 끌리는 것으로 답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또 소원(꿈)은 자라면서 얼마든지 바뀔 수도 있다. 2. 옛이야기 ‘신돌이, 선돌.. 2022. 11. 22.
차복이 - 복을 빌려 살다 더불어 사는 법을 알려주는 이야기 - ‘차복이’, ‘복을 빌린 사람’ 이야기 - 1. 사람은 누구나 타고난 복1)이 있다. 어느 시대, 어느 나라, 어느 부모 밑에서 태어나느냐 하는 것부터가 그 사람의 타고난 복이다. 신체적인 조건, 외모, 두뇌 역시 타고나는 것이니 이 역시 타고난 복이다. 이렇게 보자면 우리가 누리는 복의 70% 이상은 태어나면서 이미 정해진 것이라 할 수 있다. 그것도 아주 적게 잡아서 말이다. 그렇다면 주어진 복을 바꿀 방법은 없는 것일까? 복이 많은 사람은 마음껏 그 복을 누리고, 복이 없는 사람은 평생을 복을 누리지 못한 채 지내야만 하는 걸까? 자연스레 이런 의문이 떠오른다. “송충이는 솔잎을 먹고 살아야 한다.” “오르지 못할 나무는 쳐다보지도 말라.” 이런 말에는 타고난 .. 2022. 11. 2.
'잊음이 심한 사람' 혹은 '정신없는 사람' 이야기 눈앞의 것에만 정신이 팔리면…… ‘잊음이 심한 사람’, ‘정신없는 사람’ 이야기 1. 웃음과 공감, 그리고 위안이 있는 이야기 ‘잊음이 심한 사람’ 혹은 ‘정신없는 사람’으로 알려진 옛이야기다. 얼마나 정신이 없냐 하면 걸어갈 때 담뱃대를 쥔 손이 뒤쪽으로 갈 때마다 “내 담뱃대 어디 갔나?”를 반복하며 길을 갈 정도다 주인공의 정신없음을 과장해 보여주는 방식은 사람들의 웃음을 자아낸다. 하지만 그저 웃고 넘어갈 수만은 없다. 가만 생각하면 누구나 주인공만큼은 아니지만, 뭔가를 잊고 정신없는 사람 마냥 굴었던 적이 있기 때문이다. 다행히도 사람들은 자신의 잊음이 아무리 심해도 이야기 속 주인공과는 선을 긋고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다. 적어도 자신은 이야기 속 주인공보다는 훨씬 나으니까 말이다. 이 이.. 2022. 10. 15.
길에서 사람의 뼈를 만난다는 것은.... 길에서 사람의 뼈를 만난다는 것은…… 괴상한 뼈 VS 해골의 보은 객사 객사란 자신이 살던 곳이 아니라 객지에서 죽는 것이다. 자신이 태어나 자란 곳을 떠날 일이 거의 없던 시절, 객사를 한다는 건 큰 비극으로 여겨졌다. 객사를 한다는 건 시신을 수습해 장례를 치뤄줄 사람도 없이 쓸쓸하게 죽어갔음을 의미하기 때문이었다. ‘괴상한 뼈’와 ‘해골의 보은’은 길에서 사람의 뼈다귀를 만나는 이야기다. 길에 나뒹구는 사람의 뼈는 객사한 사람의 흔적일 터이다. 하지만 두 이야기는 이 뼈를 대하는 태도가 확연히 다르다. 괴상한 뼈 소금 장수는 길에서 뼈다귀를 만난다. 길에서 똥을 누고 그 뼈다귀로 밑을 닦기도 하고, 그 뼈다귀 위에 똥을 누기도 한다. 괜히 그 뼈다귀를 집어 들고 자기 정강이에 대 보기도 한다. 그리.. 2022. 10. 12.
'흰쥐' 혹은 '혼쥐' 이야기 깨어있기, 잣대 대기- ‘흰쥐’ 혹은 ‘혼쥐’ 이야기 -   남자는 낮잠을 자고 여자는 바느질을 한다.여자는 잠자는 남자 코에서 흰 쥐 한 마리가 나오는 걸 발견한다.여자는 쥐를 따라가 본다. 쥐가 장애물을 만나면 슬쩍 도움을 주기도 한다.쥐는 한참을 돌아다니다 남자의 콧구멍으로 도로 들어갔고, 그러자 남자는 잠에서 깬다.남자는 꿈 이야기를 한다. 꿈에서 어디어디를 돌아다니다가 금항아리를 발견했다고 말했다.남자가 꿈에서 돌아다녔다는 곳은 흰쥐가 돌아다닌 곳과 같았다.여자는 남자와 함께 금항아리를 발견했다는 곳으로 간다. 그리고 그곳에서 진짜 금항아리를 발견해 부자가 된다. 비슷하지만 조금 다른 이야기도 있다. 남자는 낮잠을 자고 여자는 바느질을 하고 있는데, 남자 코에서 쥐가 나온다. 그런데 그 쥐는 흰.. 2022. 7. 27.
화수분 - '이상한 그릇', '신기한 화로' 내 안의 화수분 찾기 - ‘이상한 그릇’, ‘신기한 화로’ 이야기 - 1. 화수분 화수분이란 재물이 계속 나오는 보물단지를 뜻한다. 보물이 계속 나온다……. 상상만으로도 행복해진다. 이런 화수분이 있다면 피곤한 세상살이의 고민을 충분히 덜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일까? 옛이야기에는 화수분 이야기가 참 많다. 이상한 그릇, 도깨비방망이, ‘개와 고양이’나 ‘꿩덕이’ 이야기에 등장하는 구슬, 쌀 나오는 구멍, 소금 나오는 맷돌……. 그런데 그 화수분의 모양이나 기능은 조금씩 다르다. 도깨비방망이나 구슬처럼 무언가를 주문하면 원하는 대로 나오기도 하지만, 쌀이나 소금처럼 특정한 물품만 나오기도 한다. 또, 그릇에 자신이 무언가를 담으면 부풀려 주기도 한다. 끝없이 나온다는 점에서는 모두 같은 화수분이지만 분명.. 2022. 7. 6.
식충이, 밥장군, 호박충이, 호박장군 ‘충이’가 ‘장군’이 되다 -‘식충이’ ‘밥장군’ ‘호박충이’ ‘호박장군’ 이야기- 1. 아무리 먹어도 배고픈 사람 엄청난 양의 밥을 먹어 치우는 사람이 있었다. 보통 사람의 열 배나 많이 먹었다고도 하고, 하루에 밥을 서 말씩 먹었다고도 하고, 혹은 호박을 한 가마나 끓여 먹었다고도 한다. 먹어 치우는 양이 남다른 만큼 몸집도 남달랐다. 누가 봐도 ‘장군감’이라 할 만큼 큰 풍채를 자랑한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겉모습뿐, 힘은 보통 사람들의 십 분의 일이나 될까? 아무튼 힘이라고는 하나도 없다. 그래서 붙은 별명은 ‘식충이’, ‘호박충이’, ‘식대 장군’, ‘밥장군’ 등이다. ‘식충이’는 말 그대로 밥만 먹는 밥벌레라는 부정적인 의미다. 먹을 게 넉넉지 않았던 시절 남들보다 유난히 많은 밥을 먹는 .. 2022. 6. 17.
세 가지 유산, 호랑이 잡은 피리, 삼 형제 내가 받은 유산은 무엇일까? , , , 1. 아버지는 죽으면서 세 아들에게 유산을 남긴다. 그런데 그 유산이란 것이 참으로 보잘것없어 보인다. 지팡이, 북, 장구, 활, 쇠망치, 농짝, 방울, 벙거지, 바가지, 맷돌, 나발……. 세 형제는 길을 떠난다. 아버지가 남긴 유산만을 가지고는 이곳에서 도저히 살아갈 수 없기 때문이다. 길을 떠난 세 형제는 세 갈래 길에서 헤어진다. 성공하면 다시 이곳에서(아버지 집터 혹은 갈림길) 다시 만나기로 약속한다. 홀로 된 세 아들의 마음은 어땠을까? 나는 아버지처럼은 안 살겠다고, 자식들에게 이렇게 보잘것없는 유산을 남겨주는 아버지는 되지 않겠다고, 아버지와는 이제 끝이라 생각하지는 않았을까? 만약 아버지가 물려준 유산이 좀 더 풍요로웠다면 어땠을까? 음……, 아마도 .. 2022. 5. 25.
상전을 망하게 한 하인 : 막동이, 왕굴장굴대 등등 보는 자와 보지 못하는 자상전을 망하게 한 하인 : 막동이, 왕굴장굴대 등등    이야기의 대강은 이렇다 상전이 서울 과거 길에 하인을 견마 잡혀간다. 그런데 가는 길에 하인은 상전의 음식을 더럽혀 못 먹게 하고, 상전이 없는 사이에 말도 팔아먹는다. 결국 상전은 하인의 등에 ‘이놈이 내려가면 죽이라’는 편지를 써서 집으로 내려보낸다. 하지만 하인은 다른 사람의 도움으로 편지의 내용을 알게 되고 ‘막내딸과 혼인시키라’는 내용으로 바꿔치기한다. 집으로 내려온 상전은 멀쩡히 살아있는 하인을 보고 화가 나서 실컷 두들겨 팬 뒤에 자루에 담아 강가에 있는 나뭇가지에 매달아 놓는다. 그러나 하인은 지나가던 사람을 속여 자신 대신 자루에 들어가게 한다. 그 사실을 모르는 상전은 자루를 강에 빠뜨린다. 얼마 뒤 하인.. 2022. 5. 4.
짐승 말을 알아듣는 사람 새의 말을 알아듣는 남자, 쥐의 말을 알아듣는 여자- 짐승 말을 알아듣는 사람 -    1. 짐승의 말을 알아듣고 싶어! 얼마 전 텔레비전에서 ‘강아지 말 번역기’라는 것을 봤다. 개가 짖는 소리를 사람의 말로 번역해 보여 주는 물건이었다. 정말 기발했다. 궁금한 마음에 ‘강아지 말 번역기’에 번역된 말들을 찾아봤다. 열 받네!해보자는 거야?싸울 거야? 너 세냐?싫어. 옆에 오지 마.덤벼봐! 덤벼봐!천국이 따로 없네.싫다고 하잖아.같이 놀자!음~ 왠지 마음에 안 들어. 재밌었다. 번역이 맞는지 안 맞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개의 표정과 개가 짖을 때의 높낮이 등과 연결해 보면 대충 맞을 것도 같았다. 어쩌면 진짜 개의 말을 번역한다기보다는 개가 짖는 소리 몇 가지를 유형화해서 보여 주는 것 같기도 했다. .. 2022. 3.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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