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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이야기 책74

사람으로 변신한 쥐 이야기 나와 똑같이 생긴 너, 대체 누구냐?- 쥐의 변신담 이야기 -   밤에 손톱을 깎으면 안 되는 이유는 “밤에 손톱을 깎으면 안 돼!”“손톱을 깎아서 함부로 버리면 쥐가 먹고 그 사람으로 변해!” 어릴 적 흔히 들었던 말이었다. 손톱을 함부로 버리면 쥐가 먹고 나랑 똑같은 사람으로 변한다고 했다. 어린 마음에, 그것처럼 무서운 말은 없었다. 나는 손톱을 깎을 때면 늘 휴지에 꼭꼭 싸서 변기에 버리고 물을 내리곤 했다. 쥐가 내 손톱을 절대 먹지 못하도록!밤에 손톱을 깎으면 안 되는 이유도 같은 뜻으로 이해했다. 누가 설명해주지는 않았지만, 너무나 당연히 쥐는 밤에 많이 돌아다니니까 밤에 깎으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옛날에는 전기가 없어 어두웠고, 손톱깎이가 없어서 가위나 낫으로 잘랐다고 한다. 그러니 밤에.. 2022. 2. 22.
돌 노적과 바꾼 쌀 노적 기성세대의 무기력에 대한 도전 - 돌 노적과 바꾼 쌀 노적 - 1. 이 이야기는 아주 단순하다. 욕심 많은 부자가 가난한 집 돌더미 위에 있는 금덩이가 탐이 나 자신의 집 쌀노적과 바꾸려 한다. 돌더미 위에 금덩이가 있는 것을 모르는 가난한 집에서는 기꺼이 바꾸고자 한다. 그런데 가난한 집에서 쌀노적을 옮겨 가려 할 때 부자는 제일 위에 있는 것은 자기 집 지킴이라며 내려놓고 가져가게 한다. 그러자 가난한 집에서도 부자가 돌노적을 가져갈 때 제일 위에 있던 돌(금덩이)은 자기 집 지킴이니 내려놓고 가져가라고 한다. 결국 부자는 쌀노적을 아무것도 아닌 돌더미와 바꾸게 된다. 이미 충분히 잘 살고 있던 부자가 가난한 집의 하나뿐인 금덩이마저 차지하려 얕은 꾀를 쓰다 결국 큰 손해를 보게 되었다는 이야기다. .. 2022. 1. 18.
아기 장수 누가 아기 장수를 죽였을까?- 아기 장수 이야기 -    1.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전해지던 옛이야기는 어떤 것이었을까? 정확히 통계를 내보지는 못했으나, 아마도 ‘아기 장수’ 이야기가 아닐까 싶다. 한국구비문학대계에 채록된 ‘아기 장수’ 관련 이야기만 해도 수백 편에 이른다. 그것도 어느 한 지역에 집중되어 전하는 것이 아니라 전국적으로 전해지고 있다. 전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더욱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된다. 이야기를 전하는 사람들 가운데 ‘아기 장수’ 이야기를 사실로 믿고 있는 이들이 적지 않다. 우선 마을에 있는 말무덤이나, 바위 등이 그 증거로 남아 있는 경우가 정말 많다. 전국 어디에나 ‘아기 장수’가 태어났다는 증거가 부지기수로 등장한다. 이럴 경우 열에 아홉은 아기 장수가 태어.. 2021. 11. 10.
재주 있는 처녀 내 운명을 직조하다- 재주 있는 처녀 -    옛날에 하루에 모시베 세 필을 짜는 재주 있는 처녀가 살았다. 처녀는 자기처럼 큰 재주가 있는 사람이 아니면 시집가지 않겠다고 했다. 그래서 사방으로 큰 재주 가진 신랑감을 구했는데 그런 사람이 나서지 않았다. 이렇게 한 해 두 해 지나다 보니 처녀는 나이가 들어 노처녀가 됐다.부모는 처녀가 이러이러한 큰 재주를 지녔으니 그에 못지않은 큰 재주를 가진 신랑감을 구한다고 방을 써 붙였다. 하루는 한 총각이 찾아와 자신은 하루에 집 한 채를 짓는 큰 재주가 있다고 했다. 지어보라 하니 과연 하루아침에 삼간 기와집을 포도동 날아가게 지어났다. 하지만 처녀가 보니 방 문설주가 거꾸로 맞추어져 있어 퇴짜를 놨다.1년 후 총각 하나가 또 찾아왔다. 자신은 하루에 벼룩 .. 2021. 9. 28.
나무도령 밤손이 내 안의 그림자와 만나기- 나무도령 밤손이 -    1. 내겐 너무 불편했던 이야기 “너 ‘나무도령 밤손이’ 이야기 기억나?”어느새 23살이 된 딸에게 물었다. “몰라. 한번 해 봐.”어렸을 때는 그렇게도 옛이야기를 좋아하던 딸이었는데, 크고 나서 물어보면 모른다는 말이 자주 나온다. 이야기가 마음에 와닿지 않아서였을까? 조금은 아쉬운 마음으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런데 나무도령이 밤나무에 올라타 물에 떠내려가는 장면이 나오자 아이는 갑자기 이야기에 끼어들기 시작했다. 파리, 개미, 멧돼지가 떠내려오는 장면에서는 내가 구해준다는 말을 하기도 전에 “야, 타!”를 외치기 시작했다. 하지만 마지막으로 또래 아이가 떠내려오는 장면에서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아이가 이야기를 부분부분 기억하고 있었던 건지, .. 2021. 8. 23.
호랑이와 곶감 낯선 것 그리고 두려움‘호랑이와 곶감’    1. 두려움에 도망친 호랑이 ‘호랑이와 곶감’은 어린 시절 알고 있던 몇 안 되는 옛이야기 가운데 하나다. 내가 알던 이야기에서는 호랑이가 곶감이 자신보다 더 무서운 존재인 줄 알고 도망가는 것으로 끝이 났다. 한없이 무서운 줄 알았던 호랑이가 바보 같이 도망가는 모습에 우스워했던 기억이 난다.어른이 되고 난 뒤 보게 된 ‘호랑이와 곶감’은 내가 어렸을 때 알고 있던 이야기하고는 조금 달랐다. 호랑이가 도망가고 끝난 게 아니었다. 그 뒷이야기가 계속 이어졌다. 애초에 그 집의 침입자는 호랑이뿐 아니라 소도둑도 있었다. 그리고 소도둑은 곶감이란 말에 놀라 기가 죽은 호랑이를 소로 착각해 올라타고, 호랑이는 자기 등에 곶감이 올라탔다고 생각해 이를 떨쳐버리려 정신.. 2021. 8. 4.
며느리 방귀 방귀쟁이 며느리의 이야기가 듣고 싶다   1. 뿌부붕붕 삐부르르르펑피용방귀 소리는 사람마다, 때에 따라 다르다. 방귀 소리마다 느낌도 다르다. 어떤 방귀는 수줍게 비집고 나오는 듯하고, 어떤 방귀는 화살이 날아가듯 하고, 어떤 방귀는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할 만큼 우렁차다. 마치 방귀 소리에 사람들의 다양한 모습이 숨어 있는 것도 같다.방귀에는 소리만 있는 게 아니다. 냄새도 있다. 소리는 거의 나지 않고 지독한 냄새만 풍기기도 한다. 이럴 땐 크게 방귀를 뀌었을 때보다 주위 사람들의 눈살이 더 찌푸려진다.하지만 방귀가 늘 주위 사람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건 아니다. 방귀는 사람들의 웃음을 자아내는 소재다. 여러 사람 앞에서 방귀를 뀐 사람은 쥐구멍에라도 숨어들고 싶지만, 그걸 보는 사람들에겐 웃음을.. 2021. 7. 22.
호랑이 잡는 이야기 어디 한번 호랑이를 잡아볼까?- 호랑이 잡는 이야기 -    1. 호랑이 잡는 이야기들 ‘줄줄이 꿴 호랑이’를 봤다. 《한국구전설화 1-12》(평민사)와 《한국구비문학대계》에는 호랑이를 줄줄이 꿰어 잡는  이야기가 여럿 있다. 그림책 《줄줄이 꿴 호랑이》(권문희 글, 그림/사계절)으로도 나와 있다. 이야기는 이렇다.   게으른 한 아이가 어머니의 성화에 커다란 참깨 나무를 키워 기름을 짜서 강아지에게 먹이고 바르고 해서 매끈매끈 반질반질하게 만든 뒤 강아지를 밧줄에 묶어 산에 매어두고 온다. 다음 날 아이가 산에 가 보니, 수없이 많은 호랑이가 밧줄에 줄줄이 꿰어 있었다. 어떻게 해서? 호랑이는 강아지를 꿀꺽 삼키지만 미끈미끈한 강아지는 호랑이 목구멍으로 넘어가자마자 바로 똥구멍으로 빠져나오고, 또 다른.. 2021. 7. 7.
착한 동생과 못된 형 행운은 어떻게 올까?'착한 동생과 못된 형’   1. ‘착한 동생과 못된 형’은 흔히 권선징악이 잘 드러난 이야기라고들 한다. 고개가 끄덕여진다. 동생이 착한지는 확실하지 않지만(개암을 주워서 다른 가족들을 먼저 챙기는 정도), 형은 확실히 나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이야기 유형이 채록된 자료의 제목엔 ‘착한 아우와 악한 형’이라는 제목도 보이지만 ‘횡재한 사람’, ‘악형’, ‘우형(愚兄)’ 같은 제목이 더 많다.  그 가운데 ‘횡재한 사람’이란 제목이 눈에 들어왔다. 형이 동생의 눈을 찌르고 내쫓지만, 동생은 도깨비 말을 엿듣고 눈도 뜨고, 문제가 있는 집이나 마을의 문제도 해결해 주고, 부잣집 딸의 병도 고쳐주고 부자가 된다. 이 이야기에는 형이 동생이 부자가 된 것을 알고 그대로 따라 하는 화소는.. 2021. 6. 23.
개와 고양이( 2) 구슬의 의미‘개와 고양이’ 속의 구슬   는 어릴 적 교과서에서 봤던 기억이 강렬한 이야기다. 가난한 어부가 어렵게 잡은 잉어를 살려주고, 그 보답으로 뭐든지 나오는 구슬을 얻는다. 하지만 욕심쟁이 할머니가 그 구슬을 훔쳐 가면서 다시 가난해지고, 개와 고양이가 그 구슬을 찾아온다는 이야기다. 잉어의 보은담 혹은 개와 고양이의 보은담처럼 느껴진 이야기다. 하지만 《임석재 전집》과 《구비문학대계》에 채록된 이야기들을 보면 볼수록  이야기의 본질은 단순한 ‘보은담’이 아닌 것 같다. 이야기의 중심은 구슬에 있다는 생각이 든다. 따라서 구슬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 보려 한다. 1. 구슬(줄. 연적. 야광주. 한 치 길이의 뼈. 구멍이 있는 구슬. 세모난 구슬. 보패. 구멍 있는 야광주...)  사건은 주.. 2021. 6. 9.
페로 신데렐라 페로의 신데렐라(샹드롱)  옛날 어느 곳에 한 귀족이 있었습니다. 아내를 잃고 다시 장가 들어 한 부인을 얻었습니다. 그런데 그 부인은 어찌나 잘난 체하고 간사한지 몰랐습니다. 그 여자에게는 딸 둘이 있었는데 하나에서 열까지 어머니를 닮아 성미가 고약했습니다. 남편에게는 전실 딸이 하나 있었습니다. 그는 세상에서 둘도 없으리만큼 마음씨가 착하고 고운 처녀였습니다. 그 처녀의 성질도 다시없이 맘씨 좋은 어머니에게서 받은 것이었습니다. 결혼하자마자 새 어머니는 심술을 부리기 시작했습니다. 맘씨 착한 처녀의 좋은 성질로 인해 자기가 데리고 온 딸들의 나쁜 점이 더욱 두드러져 보여 견딜 수가 없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집안의 가장 천한 일을 모두 그 처녀에게 시켰습니다. 설거지며, 층층대 청소며, 새 어머니 .. 2021. 5. 26.
그림형제 신데렐라 그림형제의 신데렐라 한 부자의 아내가 병이 들자 자신의 죽음이 그리 멀지 않다는 것을 느끼고 외동딸을 머리맡에 불러 놓고 말했습니다. "얘야, 착하고 신앙심 깊은 아이가 되거라. 그러면 하느님께서 항상 너를 도와주실 게다. 나도 하늘에서 내려다보며 너를 보살펴 주마." 그런 다음 소녀의 어머니는 세상을 떠났습니다. 어머니가 죽고 난 뒤 소녀는 너무 슬퍼 매일 어머니의 무덤을 찾아가 흐느껴 울었습니다. 그 소녀는 어머니가 당부한 대로 착하고 신앙심 깊은 아이가 되었습니다. 겨울이 와서 눈이 하얀 담요처럼 무덤을 덮고, 봄이 와서 다시 태양이 그 눈을 걷어가 버릴 즈음에 그 부자는 새 아내를 맞아들였습니다. 계모는 딸 둘을 데려왔습니다. 두 딸은 생김새는 아름답고 깨끗했으나 심술궂고 사악한 마음씨를 지니고 .. 2021. 5.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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