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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저것224

독후감상문 2003. 9. 21. 독후감상문 가끔 아이들이 쓴 독후감상문을 볼 때 고개를 갸웃거릴 수밖에 없는 글들이 있다. 이런 글은 대개 1~2학년 아이들의 글에서 나타난다. 글의 내용도 그렇지만 문장의 호흡이나 단어의 선택도 1~2학년 아이들이 썼다고 보기엔 믿어지지가 않을 정도로 조숙하다. 여러 학년 아이들의 글을 함께 볼 때면 이런 현상은 더욱 눈에 띈다. 그래서 ‘아이들은 학년이 낮을수록 글을 더 잘 쓰는 거 아냐’하는 말도 안 되는 생각마저 들기도 한다. 자기 아이들을 키우거나 아이들과 자주 만나는 분들과 이야기를 나눠본다. “1~2학년 아이들이 이렇게 쓸 수 있나요” “아니요. 못 써요. 어른들이나 그런 말을 쓰죠.” 말을 듣고 보니 아무래도 아이가 아닌 어른 냄새는 나는 것 같다. 혹시 누군가 써 .. 2021. 6. 6.
책으로부터 즐거운 감동 얻기 2003. 9. 1. 책으로부터 즐거운 감동 얻기 방학이면 늘 책을 읽고 독후감상문 몇 편을 써오라는 숙제가 나오곤 했다. 내가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 계속되는 숙제다. 나는 이 숙제가 꽤나 곤혹스러웠던 것 같다. 책 읽는 걸 무척이나 좋아해서 집안에 있는 책들만으로는 만족하지 못하고 당시 조금씩 나오기 시작했던 단행본을 찾아서 동네 서점을 들락날락했던 나지만, 책 읽는 걸 좋아하는 것과 독후감상문을 쓰는 건 아무런 상관이 없는 듯했다. 그래서 결국 숙제를 할 때면 내가 읽었던 책의 감동과는 상관없이 숙제를 해치워야 한다는 생각으로 형식적으로, 벼락치기로 해서 내곤 했다. 그 결과 나오는 독후감상문은 내가 읽었던 책의 감동과는 거리가 멀어진, 때론 전혀 다른 이야기가 되기 일쑤였다. 그런데 30년이나 지.. 2021. 6. 6.
도시에서 즐기는 자연 2003. 8. 18. 도시에서 즐기는 자연 “민들레 있잖아….” “선생님, 민들레가 뭐예요” “너희 민들레 몰라 노란색 꽃이 피고 나중에 ‘후~’하고 부는 놀이도 하잖아.” “몰라요. 전 민들레 본 적 없어요.” 언젠가 유치원에 가서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던 때의 일이다. 정말 뜻밖이었다. 아무리 도시에서 산다고 해도 민들레를 모른다는 대답이 나올 거라고는 생각해본 일이 없었다. 게다가 민들레는 책에도 자주 나오는 꽃인데…. 그때부터 나는 동네에서 민들레를 찾기 시작했다. 골목마다 깔린 아스팔트 때문인지 길에서 민들레를 찾기가 쉽지만은 않았다. 그리고 드디어 민들레를 찾았다. 아스팔트와 집 담벼락 사이의 살짝 벌어진 틈 사이에 민들레가 있었다. 그리고 또 하나의 사건(!)이 있었다. 이른 아침이면 밖에.. 2021. 6. 6.
아이와 함께 휴가 즐기기 2003. 8. 4. 아이와 함께 휴가 즐기기 방학이다. 햇볕이 쨍쨍 내리쬐는 더운 날씨에 아이들은 여전히 학원에 공부에 시달리긴 하지만 그래도 아이들에게 방학은 즐겁다. 학교를 가지 않는다는 사실만으로도 마음은 여유가 생긴다. 게다가 여름방학은 누가 뭐래도 가슴 설레는 휴가를 떠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도 하다. ‘여름 휴가’라고 하면 먼저 떠오르는 곳이 산과 바다다. 다들 가슴이 설렌다. 휴가야말로 답답한 일상을 훌쩍 벗어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렇게 떠난 휴가에서 아이들이 노는 모습을 보면 다 비슷비슷하다. 자연으로 나오긴 했어도 자연을 여유 있게 즐기기보다는 그동안 못놀은 만큼 온 힘을 쏟아서 놀아보는 듯하다. 아마도 평소에는 여유를 갖고 생활하고 놀 수 없는 우리의 모습.. 2021. 6. 6.
책이 교과서와 다른 이유 2003. 7. 21. 책이 교과서와 다른 이유 언젠가 유치원 아이들한테 물어본 적이 있다. 책을 좋아하냐고, 또 책은 왜 읽느냐고. 그랬더니 아이들은 너나없이 다들 책을 좋아한다고 한다. 그리고 대부분의 아이들은 책을 안 읽으면 바보가 된다고 목청껏 외친다. 책을 안 읽으면 바보가 된다고 조금은 뜨악한 마음에 아이들을 바라보니, 아이들은 신이 난 표정으로 말한다. “우리 엄마가 그랬어요”라고. 한번은 서점에서 엄마와 6~7살쯤 된 한 아이를 만났다. 그 엄마는 아이가 책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했다. 아직 어린 아이가 왜 책을 좋아하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앉아서 책을 읽어줬다. 처음엔 조금 산만한 듯하던 아이는 금방 눈이 초롱초롱해지고 한 권을 다 읽자 더 읽어달라고 했다. 엄마는 의외라는 듯한 눈길로 쳐.. 2021. 6. 6.
어린이 책 삽화 2003. 7. 7. 어린이 책 삽화 요즘 어린이 책에서 일러스트의 비중은 날로 높아지고 있다. 예전엔 책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내용과 관련된 그림을 한 두장 그려 넣는 식의 삽화가 고작이었다. 하지만 요즘엔 거의 모든 책에서 일러스트가 강화되고 있다. 특히 지식 책이나 저학년 책에서는 일러스트의 비중이 점점 높아지고, 독자의 시선을 먼저 잡아끌곤 한다. 일러스트는 삽화와는 달리 그림 자체가 어떤 의미를 가지고 보는 이에게 말을 걸고 있는 거라 할 수 있다. 그건 글의 내용을 좀더 풍부하게 만드는 것일 수도 있고, 글이 갖고 있는 상징을 은유적으로 풀어내기도 하고, 글과는 조금 다른 방식으로 이야기 속의 이야기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일러스트가 강화되는 것은 일단 책의 내용을 좀더 풍부하게 채우고자 하.. 2021. 6. 6.
책과 친해지기 2003. 6. 23. 책과 친해지기 “우리 아이는 책 읽기를 싫어해요. 어떻게 하면 아이가 책을 좋아하게 될까요?” 이런 고민을 하시는 분들이 참 많다. 부모들은 대부분 우리 아이가 책을 좋아하길 바라고, 또 그렇게 해 주기 위해서 노력한다고 생각하지만 어찌된 일인지 아이들은 책과 점점 멀어져 가곤 한다. 유치원에 다닐 무렵까지는 책을 좋아한다고 여겼던 아이도 학교에 들어가면서 책과 조금씩 멀어지기 시작해 3·4학년쯤 되면 책과 담을 쌓고 지내는 경우도 있다. 부모 입장에서는 마음이 조급해질 수밖에 없다. 어떻게든 책을 가까이할 수 있게 해 줘야겠다는 마음에 직접 아이의 독서지도에 나서기도 하고, 아이가 학습만화를 즐겨 보는 것으로 만족하기도 한다. 그러다 보면 아이가 뭔가 책을 열심히 보고 있으면 그.. 2021. 6. 6.
동화책 속의 할머니 2003. 6. 9. 동화책 속의 할머니 "꼬부랑 할머니가 꼬부랑 고갯길을 꼬부랑 꼬부랑 넘어가고 있네.” 우리 옛 노래에서 보이듯이 구부정한 허리는 할머니들의 가장 대표적인 모습이었다. 내가 어렸을 때만 해도 구부정한 허리, 쪼글쪼글한 얼굴에 머리를 쪽찐 할머니들이 참 많았다. 물론 이런 모습의 할머니들만 계셨던 건 아니다. 하지만 젊어서부터 고생만 하며 살아온 흔적은 할머니들의 허리에, 얼굴에 그대로 투영되어 나타나 할머니 하면 으레 구부정한 허리와 쪼글쪼글한 얼굴, 쪽찐 머리를 떠올릴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수십 년이 지난 지금, 할머니들의 모습은 참 많이 변했다. 일단 겉모습만 봐도 그렇다. 요즘엔 머리를 쪽찐 할머니는 찾아보기 어렵다. 고생이야 늘 하지만 환경이나 영양 상태 같은 조건들이 달라졌.. 2021. 6. 4.
남자와 여자가 함께 살아가는 세상 2003. 5. 26. 남자와 여자가 함께 살아가는 세상 텔레비전 광고 이야기 하나 할게요. 아마 다들 알고 계실 거예요. 주말의 명화를 할 시간이 되자 신혼부부가 갑자기 전자제품 대리점 앞에 가서 영화를 봐요. 디지털 텔레비전을 사야했다면서요. 그런데 이 부부가 집을 나가기 전 무슨 일을 하고 있었는지 아세요 남자는 윗몸 일으키기, 여자는 다림질! 제가 여자이기 때문일까요 가만 보니 어디서나 비슷해요. 여자들은 집안 일이든 뭐든 뭔가 늘 일을 하고 있고, 남자들은 쉬거나 운동을 하거나 하는 장면이 많이 나와요. 엄마한테는 늘 음식 냄새가 나고 아빠한테는 늘 책 냄새가 나죠. 제가 이런 불만을 터트리면 “이게 현실이지 않으냐”고 말씀하시는 분들도 계셔요. 맞아요. 현실이죠. 하지만 때론 이게 현실이라고,.. 2021. 6. 4.
완역 세계 명작과 출판 현실 2003. 5. 12. 완역 세계 명작과 출판 현실 어른들에게 ‘세계 명작’에 대한 기억은 남다르다. 책이 귀했던 그 시절, 세계명작 전집들을 읽으며 울고 웃고 상상의 나래를 폈던 기억 때문이다. 당시 이 책들은 아이들에게 큰 위안이요 희망이었다. 그래서일까 세계명작은 어른이 되고 나서도 한번쯤 또 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이런 생각이 깨진 건 세계명작이란 이름으로 출판된 어린이 책들이 우스꽝스럽게도 엉성한 줄거리 수준이라는 걸 알게 되면서부터였다. 같은 제목의 책이라도 어느 출판사에서 나온 책이냐에 따라서 이야기 구조는 완전히 딴판이었다. ‘완역’이라는 이름이 붙은 건 어린이용이 아닌 어른용이었고, 어른용으로 나온 책들은 어린이 책에서는 볼 수 없었던 작품 세계를 보여주고 있었다. 보면 볼수록 어린.. 2021. 6. 4.
세계사와 이슬람 2003. 4. 14.  세계사와 이슬람 세계사 책을 본다. 고대문명 발상지인 티그리스, 유프라테스강 유역을 배우고, 중세 종교전쟁 이야기를 배우고, 그리고 나면 더 이상 이슬람권의 이야기를 찾기란 어렵다. 세계 지도를 본다. 서아시아를 중심으로 유럽의 남동쪽, 아프리카의 서북쪽, 그리고 중국·동남 아시아까지 이슬람권임을 확인할 수 있다. 전 세계 영토의 23%, 인구의 20%가 이슬람권이라 한다. 이슬람은 세계 3대 종교의 하나이기도 하다. 이슬람 문화는 유목민답게 천문학, 수학, 지리학에서도 큰 업적들을 남겼다. 아라베스크 같은 정교한 장식 공예, 카페트 등도 빼놓을 수 없다. 그리고 무엇보다 신비로움 가득한 ‘아라비안 나이트’의 고향도 바로 이곳이다. 이번 이라크 전쟁 보도를 보면서 다시 한번 이슬.. 2021. 6. 4.
좋은 책 만들기 첫발, '감수' 2003. 3. 31. 좋은 책 만들기 첫발 '감수' 책을 보면 글을 쓰고 그린이 말고 또 한 사람의 이름이 덧붙어 있는 걸 볼 때가 있습니다. 바로 ‘감수’를 맡은 사람의 이름이죠. ‘감수’란 지식책의 경우에만 따라붙기 마련입니다. 감수란 어떤 분야에 관한 책을 낼 때 전문가의 입장에서 잘못된 곳은 있는지 없는지를 살펴 그 내용이 잘못된 게 없다는 걸 확인해 주는 일이지요. 같은 지식책이라도 전문가가 직접 썼을 때는 ‘감수’란 게 없습니다. 아니, 있을 필요가 없는 거지요. 하지만 그렇지 않을 때는 ‘감수’를 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린이 책에서는 ‘감수’라는 말을 더 흔하게 봅니다. 전문가가 직접 책을 쓸 수도 있겠지만, 그럴 경우 어린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쓰기가 어렵기 때문이죠. 그래서 그 분야에 .. 2021. 6.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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