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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저것224

파본 아닌 파본 2003. 3. 17. 파본 아닌 파본 책을 샀을 때 그 책이 파본이었을 경우 바로 교환이 가능하다. 그런데 의문이 든다. 과연 파본의 기준이 어디까지일까 대개는 쪽수가 빠졌거나, 표지가 뒤집혔거나, 제본의 문제로 쪽수를 넘길 수 없거나, 책이 뜯어지거나 할 때다. 한마디로 겉으로 봤을 때 확연히 드러나 누구나 쉽게 찾아낼 수 있는 실수가 있을 때에 한정되고 만다. 그런데 책을 보다보면 일반적인 기준으로 봤을 때 파본은 아니지만, 어쩌면 그보다 더 큰 문제라고 볼 수 있는 실수들이 눈에 띄는 경우가 있다. 오자가 너무 많아서 내용보다는 그 오자에 신경이 더 쓰이거나, 외국에서 들여온 그림책을 내면서 외국어를 제대로 지우지 않아서 조금만 신경을 쓰고 본다면 그대로 읽을 수 있을 정도로 베어나 있기도 하고,.. 2021. 6. 4.
다시 생각해보는 위인전 2003. 3. 3. 다시 생각해보는 위인전 지난해 월드컵 열풍이 지나고 난 뒤 히딩크 관련 책들이 수십 권이나 출판되었다. 그 가운데 어린이용 위인전도 여러 권이다. 축구의 전설적인 영웅 펠레 위인전도 마찬가지다. 그러고 보니 요즘엔 위인전도 유행을 타는구나 싶다. 한동안은 허준이, 또 그 뒤를 이어 이제마가 인기 있는 위인전 주인공이 됐고, 정주영 위인전도 몇 달 간격으로 여러 권이 나오기도 했다. 어떻게 보면 위인전 범위가 예전과 견줄 때 정말 넓어졌다 싶기도 하다. 우리 나라 인물로는 이순신, 을지문덕, 강감찬 같은 장군들이나 안중근, 안창호, 김구 같은 독립운동가 중심에, 외국 인물로는 퀴리 부인, 에디슨 같은 과학자들이 주류였던 걸 생각한다면 말이다. 하지만 그렇게 좋게만 보아주기엔 뭔가 좀 .. 2021. 6. 4.
우리 신화랑 친해지기 2003. 2. 17. 우리 신화랑 친해지기 '신화’하면 떠오르는 게 그리스 신화다. 그만큼 우리에게 익숙하다. 그리스 신화는 누구나 한번쯤 읽어야 할 필독서(!)였다. 과거에도 그랬지만 요즘엔 거의 열풍에 가깝게 그리스 신화 탐구에 열을 올리기도 한다. 그러다 괜히 기가 죽는다. 왜 우리에겐 이렇게 멋진 신화가 없을까 하는 생각 때문이다. 기껏해야 떠오르는 거라곤 단군신화 정도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진짜 우리 신화의 세계는 이렇게 왜소하기만 한 걸까 우리 신화에 대해서 잘 모르긴 해도 결코 우리 신화의 세계가 이렇게 왜소하지는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마을에는 마을을 수호하는 서낭당이 있고, 집에는 성주, 터에는 터주가 있고, 부엌에는 조왕신이 있고, 우물에는 용신이 있다. 어린 아이 엉덩이에는 삼신.. 2021. 6. 4.
올 어린이 창작동화 풍성했으면... 2003. 2. 3. 올 어린이 창작동화 풍성했으면....   해마나 한해가 지나면 지난해 어린이책의 현황을 돌아보게 된다. 2002년을 돌아보니 눈에 띄는 일들이 정말 많다. 먼저 반가운 일을 뽑아보자면, 역시 이  선정 최우수 그림책으로 뽑힌 일을 들 수 있을 것 같다. 은 국제어린이도서협의회가 선정한‘50년 통산 세계의 어린이 책 40권’에 뽑히기도 했다. 우리 그림책의 발전을 보여주는 반가운 일이다.2001년 재미 한국인 2세로 뉴베리상을 수상한 린다 수의 작품 을 만날 수 있었던 것도 반가웠다. 그리스·로마 신화의 열풍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사실 그리스·로마 신화는 스테디셀러에 속한다. 하지만 2000년을 전후해 성인물에서 열풍이 몰아치기 시작해, 가 나오면서 어린이들 사이에 선풍적인 인기몰이.. 2021. 6. 4.
'스포츠 신문'의 문제 2002. 12. 30. '스포츠 신문'의 문제 책 이야기는 아니다. 하지만 꼭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 어디서건, 누구에게나 파는 스포츠신문 이야기다. 스포츠신문은 주로 거리 가판대에서 판매한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스포츠 기사보다 연예계 기사가 더 많은 느낌이다. 게다가 신문의 가장 중요한 부분인 1면을 메우고 있는 기사는 사실 확인조차 되지 않는 연예 기사이기 일쑤다. 더구나 커다랗게 뽑아놓은 제목과 사진은 너무 자극적이다. 길을 지나며 언뜻 1면 기사만 봐서는 저게 스포츠신문일까 싶을 때도 많다. 여기서 스포츠신문이 제 갈 길을 가지 못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하자는 건 아니다. 하지만 스포츠신문이 아이들에게 끼치는 영향은 생각해 봐야 할 것 같다. 스포츠신문은 주로 가판을 통해 팔리기 때문에 사람들.. 2021. 6. 4.
국립중앙도서관 2 2003. 1. 20 국립중앙도서관 2 지난번 국립중앙도서관에 관한 글이 나간 뒤 한 분의 편지를 받았습니다. 지방의 한 도서관에서 사서로 근무하고 계신 분이었습니다. 그 분께서는 제가 지적한 내용이 국가대표도서관인 국립중앙도서관을 잘못 이해하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의문을 제기하셨습니다. 제 글이 제 뜻과는 달리 오해가 있었구나 싶어 글쓴이로서 자책도 했고, 혹시 제가 국립중앙도서관에 대해 잘못 알고 있는 건 아니었나 싶어 여기 저기 자료를 찾아보기도 했습니다. 덕분에 국가대표도서관인 국립중앙도서관이 어떠해야 하는가에 깊이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글에 대한 오해는 일단 뒤로 미루고, 국립중앙도서관에서 어린이 책이 전혀 검색되지 않는 까닭이 그 분의 지적대로 혹시 출판사가 납.. 2021. 6. 4.
국립중앙도서관과 어린이 2002. 12. 16. 국립중앙도서관과 어린이 국립중앙도서관은 우리 나라에서 가장 큰 도서관입니다. 당연한 일입니다. ‘국립’ ‘중앙’이란 말은 아무 데나 붙일 수 없는 말이니까요. 그런데 이 국립중앙도서관에 가서 보니 아무리 눈을 씻고 봐도 ‘어린이실’이 보이지 않습니다. 아, 그러고 보니 몇 년 전에 역삼동에 있는 ‘국립중앙도서관 분관’에서 어린이 관련 자료도 찾고, 또 어린이들도 이용을 했던 게 기억납니다. 지금도 그곳에 있을까 궁금한 마음에 찾아보니 어찌된 일인지 ‘학위 논문관’으로 바뀌었습니다. 1999년에 바뀌었다고 하니 꽤 오래 되었는데 제가 너무 무심했다 여겨집니다. 예전에는 ‘어린이실’이 따로 떨어져 있어서 불만스러웠는데, 지금 생각하니 그래도 그때가 훨씬 좋았다는 생각까지 들게 합니다.. 2021. 6. 4.
학교 도서관 2 - 책 읽기와 정보화 2002. 12. 2. 책 읽기와 정보화 ‘정보’란 말처럼 위세가 등등한 말도 없다 싶다. 정보, 정보화라는 말만 들어도 기를 못 피는 사람도 많다. 정보라는 말 자체는 별로 부담될 게 없지만 이상하게도 굉장한 압박감을 주곤 한다. 혹시 그 압박감의 중심에 ‘중앙정보부’와 여기서 이어진 ‘국가정보원’이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실없는 생각도 해본다. 물론 요즘의 위세 등등한 정보와 조금 다르긴 하지만 말이다. 정보화 바람이 불어오자 사람들은 모두들 정보로 무장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는 것 같다. 그 정보화란 컴퓨터에서 얻어진다는 강박증과 함께 말이다. 그런 생각 때문일 거다. 요즘엔 책도 그냥 보고 싶어서, 책을 보며 울고 웃고 싶어서 읽기엔 왠지 불안해지는 분위기다. 책을 읽을 땐 책에서 뭔가를 반드시 얻어.. 2021. 6. 4.
학교 도서관 1 2002. 11.18. 학교 도서관 학교는 아이들에게 가장 중심이 되는 생활공간이다. 학교는 아이들이 잠자는 시간을 빼면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이기도 하다. 단순히 머무는 시간만이 아니다. 아이들은 학교에서 친구도 사귀고, 수업이 끝난 뒤에도 학교 숙제며 학교 수업을 보충하기 위한 사교육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학교는 아이들의 기본 생활공간이다. 또 학교는 아이들에게 가장 평등한 생활공간이기도 하다. 물론 학교가 완벽하게 평등한 공간은 아니다. 아이들 처지에 따라 학교 생활에 영향을 받는 건 어쩔 수 없다. 하지만 적어도 학교는 모든 아이들에게 똑같은 기회를 제공하고 있는 건 확실하다. 그런데 학교 도서관을 들여다보니 마음이 영 언짢다. 학교마다 사정이 좀 다르긴 하지만 많은 학교의 도서관이 제 역할.. 2021. 6. 4.
전집 이야기 2 2002. 11.4. 전집 이야기 2 전집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 보면 ‘전집이 왜 생기게 되었나’ 하는 궁금증이 생긴다. 다른 나라에도 전집은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의 전집문화는 유별난 것 같다. 물론 전집류가 아니면 구경조차 하기 힘들던 옛날을 생각한다면, 지금은 전집에 대한 부담이 많이 사라지긴 했다. 하지만 그래도 전집류를 피해간다는 건 생각만큼 쉽지가 않다. 보통 돌을 전후해서, 아이의 말과 행동이 자유로워지는 4∼5살 무렵, 학교에 들어갈 7∼8살쯤 전집의 유혹을 많이 받는다. 이 유혹을 떨쳐버리기란 쉽지 않다. 다른 집 아이들도 다 하는데 이 집 아이만 안 하면 뒤쳐질 수밖에 없다며 시대에 뒤떨어진, 뭘 몰라도 한참 모르는 엄마 취급을 하는 걸 참아내야 한다. 전집을 보지 않아서 아이 수준.. 2021. 6. 4.
전집 이야기 1 2002. 10.21. 전집 이야기 1 나는 전집보다는 단행본 책들을 적극 권한다. 때문에 가끔 오해도 받는다. 전집에도 좋은 게 많고, 또 전집 가운데는 단행본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내용들이 있는데 왜 전집을 반대하느냐는 거다. 또 때로는 어쩔 수 없이 전집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엄마의 고충을 알아달라는 말도 듣는다. 아이한테 책을 사주긴 사줘야겠는데 어떤 책을 골라줘야 할지 기준도 없고, 또 바쁜 생활 때문에 그때 그때마다 책을 골라주기 어려워 어쩔 수 없다고 말이다. 또 다른 집 아이들도 다 있는데 우리 아이만 없으면 뒤떨어질까 걱정이 된다고도 한다. 그런데 이런 말들이 역설적으로 전집의 한계를 보여준다. 어느 경우건 전집을 선택하는 기준은 아이가 아니라 엄마라는 거다. 책을 읽어야 할 사람은 아이.. 2021. 6. 4.
아이의 책읽기 수준이 높다고요? 2002. 10.7. 아이의 책읽기 수준이 높다고요? “우리 아이는 독서 수준이 높으니까 높은 단계의 책을 소개해 주세요.” 이렇게 말씀을 하시는 분들을 꽤 있다. 이런 분들은 아이의 책을 고를 때 보통 아이보다 한 학년에서 두 학년, 때로는 그 이상에서 권장하는 책들을 찾곤 한다. 이제 2∼3학년 정도 된 아이에게는 고학년 아이들에게 권장되는 책을, 3∼4학년 정도 된 아이에게는 중학교에 들어가서야 읽을 만한 책을 찾기도 한다. 아이들마다 조금씩 독서 수준이 다른 건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때론 걱정이 앞서기도 한다. 또래 아이들 수준의 책들을 함께 보면서 조금씩 연령대를 넘나드는 건 상관없지만 이럴 경우 대개는 또래 아이들 수준의 책들은 떨쳐버리고 좀더 큰 아이들이 보는 책들만을 선호하는 경우가 많기 때.. 2021. 6.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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