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우리창작28 사람을 만나다 누군가를 만난다는 것 《사람을 만나다》(김여운 글/전종문 그림/바람의아이들/2006년) 개가 한 사람을 만났습니다. 주인을 잃고 이름도 없이 거리를 떠돌아다니던 개가 한 아줌마를 만났습니다. 그리고 예전의 이름이었던 ‘세나’ 대신 ‘초롱이’라는 이름을 새로 얻습니다. 그렇습니다. 이 책은 표지에 참치 캔을 앞에 두고 앉아있는 개의 모습이 그려있는 것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떠돌이 개가 사람, 즉 새로운 주인을 만나는 이야기입니다. 사람이 개를 선택한 것이 아니라 개가 사람을 선택합니다. 그래서 이야기는 철저하게 개의 시선으로 전개됩니다. 개가 바라보는 세상과 사람, 다른 개들의 모습, 또 주인공 개의 심리적인 갈등과 성장해나가는 모습까지. 그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세나’라는 이름에서 ‘초롱이’라는 이름으.. 2021. 4. 11. 전학 간 윤주 전학 온 윤주 세원이와 윤주의 우정 《전학간 윤주 전학온 윤주》(장주식 글/정문주 그림/문학동네어린이/2006년) “어? 어떻게 같은 아이가 전학도 가고 전학을 오기도 해?” 이제 3월이면 2학년이 되는 딸아이가 물었다. “왜 이름이 같은 아이도 많잖아. 윤주라는 아이가 전학을 가고 같은 이름을 가진 아이가 전학을 왔나 보지.” 책을 읽으려 꺼내놓고서 미처 읽지 못하고 있던 나는 제목만 보고 슬쩍 이렇게 대답하고 말았다. 그러자 아이는 “이상하다. 정말 그런 건가?” 하며 슬그머니 책을 갖고 나가더니 꼼짝않고 책을 읽기 시작한다. 그러더니 책을 다 읽고 나서 이렇게 말한다. “아, 이제 알았다. 윤주라는 아이가 전학을 왔는데 다시 전학을 갔어. 재밌다. 엄마도 읽어 봐.” 지금껏 그림책이 아닌 창작동화를 처음부터 혼자.. 2021. 4. 7. 화장실에 사는 두꺼비 소원을 들어주는 두꺼비 《화장실에 사는 두꺼비》(김리리 글/오정택 그림/문학동네어린이/2007년) 변비 때문에 고생하는 3학년 준영이가 화장실에서 두꺼비를 만난다! 변비랑 화장실은 잘 맞아떨어지지만, 두꺼비는 아니다. 두꺼비는 깨끗한 환경에서만 산다는 동물이 아닌가. 그런데 뜬금없이 두꺼비가 화장실에 나타나다니? 황당하기도 하지만 뭔가 사연이 있을 법도 싶다. 준영이가 두꺼비를 만난 건 변비 때문이었다. 변기에 이십 분 동안이나 끙끙거리며 앉아있다 지쳐서 화장실 구석구석을 살피며 숨은그림찾기도 하고, 타일 숫자 세기도 하던 때다. 어디선가 “꾸루룩” 하며 이상한 소리가 났고, 한 번 들은 소리은 똑같이 따라할 수 있는 특별한 재주가 있는 준영이는 “꾸루룩꾸루룩” 소리를 냈다. 그러자 수챗구멍에서 시커먼 .. 2021. 3. 25. 밴드마녀와 빵공주 외줄 위의 아이들《밴드마녀와 빵공주 》(김녹두 글/이지선 그림/한겨레아이들/2007년) 작은 상처에 울음을 터트린 아이들에게 최고의 특효약은 일회용 반창고, 즉 밴드다. 어린 아이들일수록 밴드의 위력은 대단하다. 밴드만 붙이면 바로 아프지 않게 되고, 아이는 울음을 그친다. 밴드를 붙인다고 상처가 바로 낫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아이들에게 밴드가 특효약이 될 수 있는 이유는 간단하다. 눈으로 상처를 확인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밴드는 비록 상처를 근본적으로 치료해 주지는 못하지만 대신 마음의 위안을 준다. 게다가 밴드는 상처를 외부 자극으로부터 보호해 주기도 한다. 아이들이 밴드에 환호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알록달록 예쁜 무늬가 있는 밴드라면 더할 나위 없다. 하지만 커가면서 밴드의 매력에 빠지는 .. 2021. 3. 22. 박뛰엄이 노는 법 얘들아, 실컷 뛰어 놀으렴 《박뛰엄이 노는 법》(김기정 글/허구 그림/계수나무/2008년) 아이들은 자고로 뛰어 놀아야 한다. 뛰어놀지 못하면 좀이 쑤셔서 어쩔 줄을 모른다. 하지만 뛰어놀지 못한다고 반드시 못 노는 건 아니다. 아이들은 어떤 상황에서고 그 상황에 맞는 새로운 놀이를 만들어내고 그것을 즐긴다. 아이들은 놀면서 큰다. 때론 혼자서 놀기도 하지만 여러 아이들과 함께 뛰어놀다 보면 몸도 튼튼해지고, 무엇보다 많은 것들을 보고 배운다. 이렇게 배운 것들은 머리로만 배우는 것과는 질이 다르다. 하지만 아무나 이렇게 놀 수 있는 건 아니다. 놀아본 아이들이나 놀 수 있다. 친구나 형제들과 어울려 놀 기회가 적고, 놀 때도 장난감이나 컴퓨터 같은 도구를 가지고만 논 아이들은 이런 놀이의 재미를 모른다.. 2021. 3. 16. 셋 둘 하나 아이와 청소년 사이, 열세 살의 경계인 《셋 둘 하나》(최나미 글/정문주 그림/사계절/2007년) 최나미. 어린이책 작가들 속에서 최나미의 존재는 특별함으로 다가온다. 지금까지 다양한 소재의 작품을 발표했지만 그 속의 인물은 언제나 같다. 열세 살. 아이와 청소년 사이의 경계에 서 있는 초등 6학년이다. 흔히 많은 작가들이 열세 살 아이를 주인공으로 작품을 쓰긴 하지만 최나미처럼 열세 살에만 집중해서 글을 쓰는 경우는 드물다. 그의 첫 작품인 『바람이 울다 잠든 숲』(청년사/2004)이 그랬고 이어서 나온 『진휘 바이러스』(우리교육/2005), 『엄마의 마흔 번째 생일』(청년사/2005), 『걱정쟁이 열세 살』(사계절/2006), 그리고 『셋 둘 하나』(사계절/2007)에 이르기까지 주인공은 모두 열세 .. 2020. 9. 19. 소나기밥 공주 공주, 그 역설의 미학 《소나기밥 공주》(이은정 글/정문주 그림/창비/2009년) 공주는 모든 여자 아이들이 한 번쯤 꿈꾸는 모습이다. 화려한 궁전에서 살고, 갖고 싶은 건 모든 걸 갖고 있고, 하고 싶은 건 뭐든지 할 수 있는, 말하자면 공주는 모든 면에서 완벽한 존재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여기 나오는 공주는 다르다. 소나기밥 공주. 제대로 먹을 수 있는 밥이라고는 학교에서 먹는 급식이 유일하다. 때문에 급식 때면 다른 아이들보다 훨씬 많은 양의 밥을 엄청 빠른 속도로 먹어치운다. 그 모습을 본 선생님이 소나기밥을 먹는다고 말했고, 그때부터 공주는 소나기밥 공주가 되었다. 이게 다 아빠가 집에 안 들어오면서부터 생긴 일이다. 아빠는 공주의 유일한 가족이다. 엄마가 집을 나간 뒤 아빠가 재활원에 .. 2020. 3. 7. 살아있었니 불안한 현실, 우리의 자화상 《살아 있었니》(김남중 글/조승연 그림/낮은산/2009년) 살아 있었니? 이 말에는 참 여러 가지 감정이 뒤섞여 있다. 아직까지 살아있는 것에 대한 반가움, 이렇게 살아 있는 동안 얼마나 힘들었을 지에 대한 안타까움, 앞으로 살아가는 데 어려움은 없을지에 대한 염려. 현재를 중심으로 과거와 미래에 대한 감정까지도 말이다. 이 책에는 모두 여섯 편의 단편이 실려 있다. 표제작인 「살아 있었니」도 그 가운데 한 편이다. 는 2058년 서울을 배경으로 하는 미래 소설이다. 대부분의 미래 소설이 그렇듯이 2058년 우리의 모습은 절망적이다.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2058년 3월 1일 대한방송 뉴스입니다. 오늘 기온은 서울 31도, 평양 29도를 기록하여 어제보다 조금 선선한.. 2020. 1. 14. <살아난다면 살아난다>(우리교육) 삶으로 거듭난 죽음에 관한 이야기 《살아난다면 살아난다》 (최은영 글/최정인 그림/우리교육/2009년) 이 책은 죽음에 관한 책이다. 하지만 동시에 삶에 관한 책이기도 하다. 게다가 재혼 가정, 한부모 가정 등 순탄치만은 않은 여러 복잡한 이야기들이 뒤섞여 있다. 내용만 따지자면 무겁.. 2019. 12. 11. 단비야, 조선을 적셔라 단비야, 조선을 적셔라 조경숙, 이지수 글/원유미 그림/청어람주니어/2019. 11./11,000원 학창 시절 세종의 업적 중 하나로 외웠던 것이 ‘측우기의 발명’이었다. 그리고 어른이 된 뒤 새로운 정보가 더해졌다. 측우기가 세종 대에 만들어지긴 했지만 장영실의 발명품이라는 것이었다. 하지.. 2019. 11. 25. 도둑님 발자국 도둑맞은 건 무엇일까? 《도둑님 발자국》(황선미 글/최정인 그림/베틀.북/2009년) “엄마, 이 책 봤어?” “아니.” “그럼 내가 이 책 추천할게.” 4학년 아이가 학교에 갔다 오자마자 이 책을 꺼내면 말했다. “그래? 그럼 오늘 밤에 엄마도 볼게.” 이 책은 이렇게 읽게 됐다. 책을 사다 .. 2019. 11. 8. 창경궁 동무 질투 그리고 우정을 배신하다! 《창경궁 동무》(배유안 글/이철민 그림/푸른숲주니어/2015년) 조선 영·정조 시대는 우리 역사를 통틀어 가장 화두가 되는 시기이다. 조선의 르네상스기라 할 만큼 최대의 부흥기이기도 하지만 왕 개인사의 측면에서는 결코 행복할 수 없었던 시기이기도 하.. 2019. 10. 18. 이전 1 2 3 다음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