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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독서평설40

[2011년 7월] 빨강 연필 글쓰기는 어려워   제가 여러분만 하던 때, 세상에서 제일 하기 싫은 일 가운데 하나가 뭐였는지 아세요? 바로 글쓰기예요.  방학 숙제로 일기 쓰기를 할 때면 개학을 며칠 앞두고 엉터리로 몰아서 쓰곤 했어요. 날씨가 문제가 되긴 했지만 별 상관없었어요. 저는 방학이 되면, 군인인 아빠가 계신 곳으로 내려가곤 했거든요. 선생님이 계신 곳과 날씨가 다른 건 당연하다고 생각해서, 날씨도 제 마음대로 적었어요. 단체로 백일장에 나가면 늘 동시만 썼어요. 동시가 좋아서가 아니에요. 동시는 짧으니까, 그래도 좀 만만해 보였기 때문이죠. 사실 글쓰기가 괴로운 가장 큰 이유는 특별히 쓸 이야기가 없다는 것이었어요. 쓸 것도 없는데 도대체 뭘, 어떻게 쓰라는 건지 알 수가 없었지요. 다행히 저만 그런 건 아니었어요. 몇.. 2021. 6. 23.
[2011년 5월] 해일 지진, 그리고 해일『해일』(펄벅 글/류충렬 그림/내인생의책)   제가 어렸을 때 본 만화에는 지진이 일어나 땅이 갈라지는 장면이 나오곤 했어요. 하지만 그 정도의 지진을 직접 경험해보지는 못했지요. 우리나라에는 큰 규모의 지진이 일어나지 않으니까요. 당연히 저는 땅이 쩍쩍 갈라지는 무서운 지진은 만화 속에서나 일어나는 거라고 생각했어요.  제가 봤던 만화는 대부분 일본 것이었어요. 만화에서 이런 장면을 자주 볼 수 있었던 건 일본에 지진이 자주 일어나기 때문임을 나중에야 알게 됐지요. 얼마 전 일본에 규모 9.0의 지진이 일어났어요. 지금껏 발생한 전 세계 지진 가운데 그 크기가 5위나 된다는 엄청난 지진이었지요. 만화에서처럼 땅이 갈라지는 모습도 볼 수 있었어요. 하지만 지진보다 더 무서운 게 있다는 .. 2021. 6. 21.
[2010년 3월] 자유와 평화를 향한 걸음 자유와 평화를 향한 걸음   제가 대학교 다닐 때의 일이었어요. 밤늦게 집에 돌아가는데, 너무 피곤한 나머지 버스에 앉아서 잠이 들었어요. 그런데 잠결에 누가 뭐라고 욕을 하는 소리가 들렸어요. 한 할아버지께서 ‘젊은이가 자리 양보하기 싫어 자는 척 한다.’며 저를 욕하시는 거였지요. 저는 할아버지께 자는 척하고 있었던 게 아니라고 말씀드리고 자리에서 일어났어요. 버스에서 내리고 보니, 그 할아버지도 저와 같은 곳에서 내려 저 앞에 걸어가고 계셨죠. 버스에서 내내 억울한 마음을 억누르지 못하던 저는, 저도 모르게 뛰어가 할아버지를 붙잡고 얘기했어요. 잠든 척 한 게 아니라 진짜 잠이 든 거였다고요. 말씀을 드리다 보니 저도 모르게 눈물이 쏟아져 나와 나중에는 엉엉 울고 말았지요. 할아버지는 아무 말씀 없.. 2010. 10. 20.
[2010년 2월] 아메리카, 신세계를 찾아서 아메리카, 신세계를 찾아서  제가 학교 다닐 때 지겹도록 외었던 연도들이 있어요. 지금까지 기억에 남아있는 것도 있지요. 그 가운데 하나가 바로 ‘1492년’이에요. 1492년은 콜럼버스가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한 해랍니요. 그 당시는 콜럼버스의 아메리카 발견이 왜 그렇게 중요하게 여겨졌는지 모르겠어요. 하긴 저도 한때 콜럼버스를 대단한 영웅으로 여긴 적이 있지요. 생각해 보세요. 사람들에게 전혀 알려지지 않았던 땅을 처음으로 발견했다면, 그것만큼 대단한 사건은 없지 않겠어요? 하얗게 눈이 내린 날 아무도 밟지 않은 눈 위를 걷는 것만도 가슴 설레는 일인데, 다른 사람들이 몰랐던 땅에 첫 발을 내딛다니! 기억을 더 더듬어 보니, 그뿐만이 아니었네요. 제가 학교를 다니던 시절, 미국(아메리카)은 꿈과 기회의.. 2010. 10. 20.
[2010년 1월] 내 삶의 주인은 바로 나 내 삶의 주인은 바로 나  제가 초등학교 다니던 때가 벌써 30년도 넘었지만 예나 지금이나 바뀌지 않는 풍경들이 있어요. 그 가운데 하나는 학교 앞에서 파는 병아리들이에요. 예전만큼 자주는 아니라도 요즘도 봄이면 학교 앞에는 병아리 장수가 나오곤 하죠. 앙증맞은 노란색 병아리는 아이들의 눈을 단박에 사로잡아요. 하지만 병아리를 사는 아이들은 대개 저학년 아이들이에요. 고학년들은 잠깐 들여다보기는 해도 사는 경우는 드물지요. 병아리를 사 가지고 가봐야 얼마 못 가서 죽는다는 걸 경험으로 이미 알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아주아주 가끔 그 병아리가 죽지 않고 크는 경우도 있어요. 우리 집에도 이 놀라운 일이 벌어졌죠. 동생이 사온 병아리가 아주 잘 자란 거예요. 그런데 문제가 생겼죠. 병아리, 아니 닭은 하루에.. 2010. 10. 20.
[2009년 12월] 네 꿈이 뭐니? 네 꿈이 뭐니? 제가 살고 있는 곳 근처에는 ‘학원가’라고 불리는 곳이 있어요. 학원들이 길 양쪽을 가득 메우고 있거든요. 밤이 되면 이곳은 백화점보다 더 붐벼요. 학원 버스에, 차를 대고 아이를 기다리는 엄마들로 가득 차기 때문이죠. 이곳을 지나며 만나는 아이들 대부분은 초등학생이에요. 제가 초등학교 다닐 때와는 너무 달라진 모습이지요. 예전에도 공부는 중요했어요. 시험도 자주 봤고, 그래서 과외를 하는 아이들도 꽤 있었죠. 그렇지만 지금처럼 영어, 수학, 과학, 논술 등 여러 가지를 배우기 위해 두세 개가 넘는 학원에 다닌다는 건 상상도 못했어요.하긴 중학교에 들어가고 나서야 겨우 ‘A, B, C, D ……’를 배웠던 예전과 지금은 상황이 달라도 아주 다르죠. 그래서 비교하는 것 자체가 별 의미가 없.. 2010. 10. 20.
[2009년 11월] 입장 바꿔 생각해 봐! 입장 바꿔 생각해 봐!  몇 년 전, 가장 친한 친구와 다툰 적이 있어요. 순간, 머리가 하애지면서 아무 생각도 나지 않았어요. 분한 마음만 들 뿐이었지요. 며칠이 지나도 화가 가라앉지 않았어요. 친구에게 전화를 해 보았지만, 서로 응어리가 풀리지 않아서인지 뻣뻣하게 몇 마디 나누고는 전화를 끊었답니다. 그 뒤, 그 친구와는 아주 멀어지고 말았어요. 가장 소중한 친구를 잃은 것은 참 가슴 아픈 일이에요. 전 요즘도 가끔 그때 일을 떠올린답니다. 친구가 왜 갑자기 화를 냈을까? 친구의 이야기를 자세히 들어 볼걸. 그럼 이해할 수 있었을 텐데……. 뒤늦은 후회가 밀려오면, 좀 더 마음을 열지 못한 자신이 원망스럽기까지 하답니다.   책장 넘기기 여러분도 친구와의 갈등 때문에 속상했던 적이 있을 거예요. 친구.. 2010. 10. 20.
[2009년 10월] 개천절, 하늘이 열리다! 개천절, 하늘이 열리다  단군 신화를 모르는 친구들은 아무도 없을 거예요. 그래서 단군 신화 이야기를 꺼낸다고 하면, “에이, 시시해.”하며 하품을 하는 친구가 있을지도 몰라요. ‘환웅이 인간 세계로 내려와 웅녀와 결혼을 한다. 그리고 그의 아들 단군이 고조선을 세운다.’ 이런 이야기를 떠올리며 말이죠.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이 짤막한 이야기는 일연이 쓴 『삼국유사』라는 책에 실려 있어요. 하지만 단군에 관해 전해지는 이야기는 이것 말고도 수없이 많답니다. 일연이 엮은 이야기는 일부에 지나지 않지요. 그래서 어떤 내용을 골라서 엮어 내느냐에 따라 여려 가지 이야기가 만들어진답니다.   책장 넘기기   『고조선 건국신화』(한겨레아이들)는 단군이 나라를 세울 준비를 하는 장면에서 시작해요. 우리가 알고 있는.. 2010. 10. 20.
[2009년 9월] 엄마라는 이름 엄마라는 이름  갑자기 넘어지거나 깜짝 놀랄 때 우리 입에서 어김없이 나오는 말이 있어요.“엄마야!”참 이상해요. 어렸을 때는 당연하다고 생각할 만하지만, 어른이 되고 나서도 마찬가지니 말이에요. 물론 가끔은 “아이구, 엄니!” “어머니!” 이렇게 말이 바뀌긴 하지만요. 평소엔 밉네 곱네 티격태격하다가도, 힘들고 어려울 때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름, 엄마. 대체 엄마란 어떤 존재일까요?  책장 넘기기 엄마 때문에 답답할 때가 있을 거예요. 다른 엄마들은 안 그런데 우리 엄마만 좀 이상한 것 같기도 하고요. 엄마가 누구네 집 아이는 뭐든지 잘 한다고 비교할 때마다, 다른 집 엄마들은 뭐든지 잘 해준다고 말해 버리고 싶기도 하지요? 그러고 보면, 엄마에 대한 불만은 누구나 있나 봐요. 이유도 참 여러 가지.. 2010. 10. 20.
[2009년 8월] 황금보다 더 귀한 것은? 황금보다 더 귀한 것은?  ‘부자라면 얼마나 좋을까?’한번쯤은 이런 생각을 해 봤을 거예요. 선생님도 돈 때문에 곤란을 겪을 때면 이런 생각을 자주 해요. 때로는 ‘복권이라도 사 볼까?’ 하는 마음이 들기도 해요. 혹시라도 운 좋게 복권에 당첨이라도 된다면 현실의 복잡한 문제를 말끔히 해결할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기 때문이지요.  책장 넘기기 누군가 나타나 부자로 만들어 주겠다고 한다면 어떨까요? 무한정 꺼내 쓸 수 있는 황금으로 가득 찬 주머니를 주겠다거나, 어떤 내기를 하든지 100% 이길 수 있게 해 주겠다면서 말이에요. 물론 조건이 있겠지요? 그래도 이 정도라면 어떤 것도 들어줄 수 있을 것 같나요? 오늘 소개할 두 작품 속 주인공들처럼 말이에요.   『그림자를 판 페터 슐레밀』(아롬주니어).. 2010. 10. 20.
[2009년 7월] 관찰거리를 찾아나서 볼까? 관찰거리를 찾아 나서 볼까?  “정말 귀엽지 않아?” 우리 딸은 ‘지렁이’를 보면 무척 반가워해요. 그 자리에 쭈그려 앉아 한참 보고 나야 겨우 일어서죠. 햇볕이 들라치면 나뭇가지로 지렁이를 들어 올려 그늘로 옮겨 주기까지 해요. 그러나 아무리 지렁이가 땅을 기름지게 하는 착한 벌레라지만, 귀엽다는 말은 선뜻 동의할 수 없어요. 그렇다고 뭐라고 할 수도 없어서, 늘 딸 옆에 묵묵히 앉아 있었지요.그런데 언제부턴가 지렁이가 덜 징그럽게 느껴졌어요. 몽글몽글 쌓여 있는 지렁이 똥을 발견한 뒤로는 지렁이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졌지요. 지금은 딸처럼 지렁이를 그냥 지나치는 법이 없어요. 이게 바로 관찰의 묘미말로 표현하기 힘든 재미와 기쁨인가 봐요.  책장 넘기기 친구들도 무엇인가를 관찰해 본 적이 있나요? .. 2010. 10. 20.
[2009년 6월] 중세 유럽 이야기 들어볼래? 중세 유럽 이야기 들여볼래?  선생님은 고등학교 때 처음 세계사를 배웠어요. 중세 유럽에 대해서도 그때 자세히 알았지요. 유럽의 중세는 400년대부터 1400년대에 이르는 1000년의 시기를 말해요. 사람보다는 신이 우선이던 때라서 모든 것이 엄숙했던 시대였지요. 사람들은 신에게 복종하는 삶을 살아야 했어요. 그런데 우리 딸이 아는 중세의 모습은 달라요. 멋진 성, 늠름한 기사, 예쁜 공자가 있던 매력적인 시대로 생각해요. 아마 공주 이야기를 읽고 알게 된 것일 거예요. 과연 중세 유럽은 어떤 모습이었을까요? 책장 넘기기 딸이 알고 있는 것처럼 중세 유럽에는 왕자와 공주가 많았어요. 힘센 하나의 나라를 이루지 못하고 여러 왕국으로 나뉘어 있었기 때문이지요. 그 왕국은 다시 영주들이 다스리는 땅으로 나뉘었.. 2010. 10.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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